[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잘 나가는 모바일게임을 모방한 이른바 ‘카피캣(copycat)’ 게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이 등장하고 모바일게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탓일까. 최근 업계 분위기는 카피캣 논란에도 다소 둔감해진 것 같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지금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 전반이 위기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게임사에게 국내 업계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경고다.
PC웹게임 시장을 보자. 2~3년전만 해도 국내 업체가 웹게임을 개발한다는 얘기가 들려왔으나 지금은 그러한 소식이 뚝 끊긴 상황이다. 자체 제작보다 중국산 게임을 수입하는 것이 수지타산에 맞기 때문이다.
업계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 업체들은 값싸고 풍부한 현지 노동력을 바탕으로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개발력 수준도 국내 업체를 넘볼 정도가 됐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렸다.
지금은 중국산 웹게임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중국산 웹게임을 들여와 단기간에 매출을 확보하고 다음 게임을 수입하는 등의 업태를 보이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국내 업계가 새로운 기획 발굴이나 차별화 시도 없이 모방만을 일삼다간 모바일게임 시장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업계 내 지적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업계에 10년 이상을 몸담고 있는 한 인사는 “향후 모바일게임도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고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상황으로 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지금 게임업계는 ‘모방’이라는 달콤한 독이 든 독배를 들고 있다. 이 독배를 끝까지 마실지 여부는 업계 양심에 달려있다. 법적으로도 표절 시비를 가리기 쉽지 않아 현실적인 제재 수단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의 자정 노력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다.
기자는 이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와버린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참신한 게임을 만들려는 개발자들이 아직도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업계 자정 노력에 대한 기대가 기자의 순진한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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