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통위, 통신사 제조사 보조금 분리공시 결정 미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은 통신 시장 정상화에 일조할 수 있을까. 그 핵심인 보조금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액수와 공지 방법 등에 대한 고시 초안을 공개했다. 보조금도 공지 방법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선택했다. 방통위가 법안 제정 때와 달리 고시에서는 제조사에 휘둘리는 양상이다.
9일 방통위는 제27차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단말기 유통법 관련 고시 제·개정에 관한 사항 보고가 이뤄졌다. 단말기 유통법 고시는 9월 최종 확정 예정이다.
관심이 모아진 기존 단말기 보조금 27만원 가이드라인은 상향된다. 방통위는 보조금 범위를 25~35만원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오남석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휴대폰 지원금은 25만원 이상 35만원 이하로 고시하고 구체적 사항은 방통위가 정하는 것으로 하고 이는 6개월간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라며 “긴급한 사항이 발생하면 유예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시는 범위만 정하고 방통위 전체회의를 통해 탄력적 운영을 하는 방식이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은 “과거 27만원 고정 때문에 여러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고시에서 범위를 정하고 위원회에서 액수를 결정하는 안은 행정예고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시 9월 의결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김재홍 상임위원은 “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예상이익과 제조사가 통신사를 통해 지급하는 장려금 등을 각각 18만원으로 보고 유통마진을 보장해 범위가 나온 것으로 안다”라며 “적정하다. 그러나 올리면서 나타난 정책의 결과를 잘 살펴 장기적으로는 보조금을 내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나눠 공지하는 것, 즉 분리공시는 고시에서 빠졌다. 분리공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사는 찬성 제조사는 반대 입장이다. 방통위가 제조사 편에 서는 모양새다. 보조금 투명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를 추구한다는 단말기 유통법 입법 취지를 감안하면 방통위 태도가 논란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야당 상임위원도 분리고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위원장과 여당 상임위원 및 담당 부처는 판단을 뒤로 미뤘다.
김재홍 상임위원과 고삼성 상임위원은 “법안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통신사와 제조사 보조금을 각각 공개가 필요하다”라며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제조사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분리공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분리공시는 위원끼리 논의가 충분히 안됐다”라며 “의견 수렴 기간을 갖고 논의하자”라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고시에 들어있지 않지만 분리공시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논의의 자료로 분리공시 부적절한 면을 보면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 있다”라고 향후 추가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보고 받은 고시안을 원안대로 접수했다. 보조금 적절성과 분리고시 도입 여부가 향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24일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보조금의 경우 통신사와 LG전자 팬택은 하향 조정을 삼성전자와 유통업계는 상향을 주장했다. 분리공시의 경우 앞서 언급한대로 미래부 통신사 팬택 유통점은 찬성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반대 입장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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