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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워크아웃? 법정관리?…채권단·정부 역할론↑

- 업계, ‘채권단 독자 워크아웃 방안 모색·정부 단통법 예외조항 적극 검토 필요성’ 제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일 남았다. 팬택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정한 마감이 다가왔다. 오는 8일이 팬택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최종 결정일이다. 채권단은 지난 2일 통신사 동참을 전제로 하는 3000억원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당초 4일로 예정했던 마감은 통신사 설득을 위해 8일로 연기했다. 팬택 채권단이 통신사에 요구하는 것은 1800억원 출자전환이다.

팬택은 국내 점유율 3위의 휴대폰 제조사다. ‘베가’ 브랜드 스마트폰을 팔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다. 팬택 채권단은 ▲산업은행(지분율 11.81%) ▲농협(5.21%) ▲우리은행(4.95%) ▲신용보증기금(4.12%) ▲하나은행(3.49%) ▲수출입은행(2.78%) ▲신한은행(2.55%) ▲국민은행(1.75%) ▲대구은행(1.16%) 등 9개 금융기관이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업계는 지금까지 채권단이 팬택 워크아웃을 추진한 내용은 신규 투자 부담을 통신사로 넘기고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 책임을 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 팬택 경영 악화는 정부 책임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통신 3사 45일 사업정지 제재가 그것이다. 팬택은 흑자전환 기회를 놓쳤다. 이 때문에 채권단과 정부가 통신사만 보지 말고 보다 적극적 노력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단이 출자전환할 돈은 기존 채무 중 담보가 없는 것 위주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팬택에 대한 지원 효과는 미미하다. 통신사에 요청한 1800억원은 팬택이 판매장려금 즉 보조금으로 통신사에 줘야할 돈이다. 제조사가 부담할 보조금 일부를 통신사에 지우는 셈이다. 채권단은 돈을 쓰지 않고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통신사가 팬택 마케팅비를 부담하는 형태다.

팬택은 오는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에 예외조항 신설을 요청했다. 단말기 유통법 적용을 워크아웃 등 경영 위기 기업에 예외를 두자는 내용이다. 정부가 LG유플러스의 생존을 위해 비대칭 규제를 적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딱히 특혜라 보기 어려운 방안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혜택을 볼 확률도 낮다. 하지만 정부는 그럼에도 불구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편 팬택은 채권단이 지금의 워크아웃을 고수할 경우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전격적 협력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제도상으로는 팬택의 생존 또는 매각을 위한 방안 모색에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별 차이는 없다. 다만 직원 동요 등 법정관리가 갖는 심리적 타격을 얼마나 최소화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 상황에서는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는 신용등급 등 이후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 조달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며 “그러나 직원과 거래선 동요를 막지 못할 경우에는 겉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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