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통신모뎀칩 경쟁력이 판매량을 좌우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는 달리 태블릿 AP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한다.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퀄컴, 미디어텍, 삼성전자 뿐 아니라 PC용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강자인 인텔, 엔비디아도 비교적 사업을 잘 이끌고 있다. 저가 제품을 주로 공급하는 중국 올위너와 록칩도 적지 않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전체 태블릿용 AP 매출액은 9억1200만달러, 출하량 규모는 6220만대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 출하량은 21.9%가 늘었다. 애플(2억7100만달러, 1560만대)과 퀄컴(1억6700만달러, 850만대)은 매출액과 출하량 순위에서 1위와 2위 자리에 올랐다. 애플이 1위에 오른 것은 아이패드 덕분이다. 아이패드는 전체 태블릿 시장 판매량 1위다. 퀄컴도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태블릿 AP 시장 점유율을 꾸준하게 끌어올려 지난해 하반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애플이 타사에 AP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업계 1위인 셈이다.
인텔의 성장도 눈에 띈다. 1분기 인텔은 태블릿용 AP 시장에서 9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매출액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490만대로 업계 5위다. 출하량 대비 매출액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이 회사의 태블릿용 AP인 아톰칩의 가격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아톰칩의 높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완성품 제조업체에 우회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보조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수익차감(Contra Revenue)’이라는 이름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사실상 저가로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저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만 미디어텍과 중국 올위너, 록칩도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AP의 경우 통신모뎀칩과 쌍으로 묶이거나 통합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퀄컴, 미디어텍의 양강 체제가 확고하게 굳혀졌지만 태블릿은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라며 “중저가 태블릿 출하량이 늘고 있기 때문에 AP 역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업체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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