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두드려 만드는 8만개 암호 조합…편의성·보안성, 두 마리 토끼 잡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어려움에 빠진지 5년이다. 그동안 LG전자는 다각도로 스마트폰 공략 지점을 찾았다. 제품력은 높아졌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활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G3’가 만든 길이다.
G3는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단기간 최다 통신사에 공급된다. 국내 통신 3사를 비롯 전 세계 170여개 통신사가 유통을 결정했다. 국내 판매는 지난 5월부터 세계 시장 진출은 이달부터 개시했다. 통신사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1차 고객이다. 통신사가 선택해야 소비자를 만날 길이 열린다. 170여개면 6만대씩만 납품해도 1000만대다. LG전자 스마트폰이 무엇이 달라져 판로 개척에 성공했을까. SK텔레콤용 G3를 빌려 2주간 사용해봤다.
작년 ‘G2'부터 LG전자 스마트폰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차별화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대표작은 ’노크‘. 시작은 화면을 두드려 화면을 깨우는 것부터였다. 그동안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은 밀어서 잠금을 해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전쟁을 벌이며 ’밀어서 잠금 해제‘의 보편성을 다툰 것도 그래서다.
밀어서 잠금 해제는 보안성이 떨어지고 패턴을 입력하는 것은 화면에 자국이 남는다. 비밀번호 방식은 불편하고 지문인식은 보편화되지 못했다. 지문인식은 안전에 최고로 여겨지지만 유출될 경우 위험도는 그 어떤 방식보다 크다. LG전자의 ‘노크코드’는 기존 잠금해제의 발상을 바꿨다. 두드리는 순서가 암호다. 두드리는 위치는 화면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다. 두드리는 조합은 3번부터 8번까지. 8만여개 조합이 가능하다. 두드린 자국이 남아도 유추할 수 없고 비밀번호보다 편하다. 편의성과 보안성 그 균형점을 잘 찾았다. 노크코드의 장점은 써보면 금방 느낄 수 있다.
‘스마트키보드’는 그동안 왜 제조사가 이런 기능을 넣지 않았을까 궁금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불편했던 점을 없애준다. 사용자의 손 크기에 따라 키보드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자주 사용하는 기호나 기능으로 하단 버튼 배열을 바꿀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소프트웨어적 변화는 사람들이 제품을 많이 써봐야 마케팅 효과가 난다는 점이다. 익숙해지면 떠나지 않고 다시 찾는 록인 효과(Lock-in effect)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때까지는 가치를 전달하기 쉽지 않다. 결국 마케팅 능력이 경쟁사를 압도해야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알릴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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