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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TV 시장 양극화…의외의 한 방은 ‘벤더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TV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면서 너도나도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몇 년 동안 TV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쉽게 말해 TV를 잘 보지 않아 거실은 물론 방안에 두고 쓰는 세컨드 TV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서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신흥시장이 정세 불안과 경제 위기로 위축세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TV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입장에서 수익성을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3D나 스마트 기능을 제거한 저가 모델로 ‘투트랙’ 라인업은 필수다. 최근 국내 업체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커브드(곡면)나 보급형 울트라HD(UHD) TV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곡면 TV에 대한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곡면 TV가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3~4년 정도 인기를 끌다 사라질 반짝 스타로 내다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평판 TV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만큼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다본 올해 곡면 TV 출하량은 80만대에 그치고 있다. 오는 2017년까지 감안하더라도 1000만대가 되지 않는다.

결국 곡면 TV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의도인데 이 또한 미래가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 업체의 평판 TV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곡면 TV의 경우에도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 업체가 UHD 이후 곡면 TV에 집중할 경우 얼마든지 상황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곡면 TV 대중화를 이끌기 위한 차별화된 제품이 필요한데 벤더블, 혹은 플렉서블이라고 부르는 가변형 TV가 의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가변형 TV는 말 그대로 평판‧곡면을 오갈 수 있는 패널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차지하고서라고 가변형 TV가 시장에 출시되면 또 다른 프리미엄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곡면 TV의 호불호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GfK는 곡면 TV의 장점과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기존 가구 배치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등의 문제점도 동시에 꼽았다. 브라운관(CRT)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로 넘어올 시기만큼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유난을 떤다는 느낌이 있지만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가변형 TV가 출시되면 곡면 TV 가격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인 취향이나 가구 배치 등의 문제도 해결된다. 후발업체가 공격적인 가격으로 대응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둘 수 있다. 작년 이맘때와 지금의 UHD TV 가격을 고려해보면, 국내 업체가 마음만 먹는다면 곡면 TV 가격을 보다 공격적으로 내세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가변형 TV 판매량이 크지 않더라도 하방전개를 통한 곡면 TV 대중화에 불을 지필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가변형 TV가 곡면 TV보다 무조건 비싸게 나올 것이 분명하다. 예상과는 달리 의외의 물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곡면 TV 가격을 유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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