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웃고·SKT 울고·LGU+ 표정관리…KT 10만명 이득·SKT 15만명 손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윤상호기자] 사상 초유의 통신 3사 각각 45일 사업정지가 끝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순차 사업정지를 실시했다. 2개사 정지 1개사 영업 형태다. 이 기간 정상 영업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이뤄졌다. 번호이동은 59만명이 발생했다. KT가 실속을 SK텔레콤은 헛힘을 썼다.
20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3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총 59만608명(알뜰폰 제외)이다. SK텔레콤은 14만4340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9만7837명과 4만605명의 가입자를 얻었다.
SK텔레콤은 KT로 8만2123명 LG유플러스로 6만2217명의 가입자가 빠져났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서 이익을 봤지만 KT로 1만5714명을 내줬다. KT는 양사에서 모두 이득을 봤다.
이 상황은 이번 사업정지의 순번과 관련이 있다. SK텔레콤은 4월4일까지 1번 타자로 영업을 했다. 이후 19일까지 가입자를 받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2번 타자로 지난 4월5일부터 4월26일 영업을 했다. 5월19일 하루 추가 영업 기회도 받았다. KT는 마지막 타자로 4월27일부터 5월19일까지 지속 영업을 했다.
가입자를 SK텔레콤이 먼저 모았지만 LG유플러스가 LG유플러스 보다는 KT가 이를 만회하고 남는 전략을 취할 수 있었던 셈이다. 실제 번호이동 규모는 SK텔레콤 영업기간이었던 3월과 KT 영업기간이었던 5월이 각각 19일씩 같지만 2배 차이가 났다. 3월은 10만8201건인 반면 5월은 20만2653건을 기록했다. 4월 한 달 규모 27만9754건을 감안해도 5월 수치 즉 KT 영업기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
처음 영업하는 사업자는 아무래도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사업정지 중징계 직후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규제당국의 눈총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긴장감은 뒤로 갈수록 사라진다. 뒤에 영업을 하는 사업자는 다양한 작전을 세우기가 용이하다.
처음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은 자신들의 얌전했던 태도에 후회를 하는 수밖에 없다. 사업정지 이후 시장 변수다. SK텔레콤은 사업정지 기간 누적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 50%가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 3사 점유율 경쟁은 방아쇠를 당길 일만 남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정지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사업정지가 통신사 수익보전에 도움이 된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오는 마당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업정지 이후 점유율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예전처럼 보조금 위주 전쟁을 하기는 방송통신위원회 눈매가 사납다. 방통위는 수장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통신 3사 대표에게 협력을 구한 것도 최근이다. 통신 3사는 일단 보조금 경쟁 완화를 위해 단말기 출고가 인하 카드를 꺼냈다.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도 공짜폰으로 풀 수 있는 단말기 마련을 위해서다. 가입자 혜택 등 서비스 경쟁 모양새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라며 “어찌됐든 SK텔레콤이 공세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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