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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유통법 10월 시행…달라지는 것은?

- 소비자, 합리적 소비 가능해져…제조사·통신사·유통점, 수익 감소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이 4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10월1일 시행된다. 이 법은 작년 5월 첫 발의 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와 삼성전자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만큼 통신업계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 제조사 유통점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우선 가입자 차별을 할 수 없다. 스마트폰 변경을 위해 굳이 기존 번호를 해지하거나 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보다 싸게 파는 곳이 어디인지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차별적 보조금 지급이 금지(제3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신사는 보조금을 지급할 때 기기변경보다 신규 및 번호이동에 많이 줬다. 높은 요금제일수록 더 줬다. 잘 팔리는 지역 대리점에 더 많은 판매수수료를 줘 지역별 차이도 있었다.

그렇다고 전국 어디나 모든 조건의 가입자가 요금제 높낮이에 상관없이 같은 보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보조금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투명해지는 것이다. 통신사와 유통점은 지원금의 지급 요건과 내용은 단말기별로 공시해야 한다. 이 금액의 15% 범위에서 보조금은 더하고 빠진다.(제4조) 경쟁은 하되 소비자가 범위를 예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출고가 80만원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이 27만원일 경우 제일 싼 값은 여기에 4만원을 더한 49만원이다. 제일 비싼 값은 27만원만 제한 63만원이다. 더 이상 호갱님은 없다.

현행 27만원 보조금 가이드라인처럼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정한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향후 3년만 설정한다. 이후는 100만원을 주든 10만원을 주든 시장에 맡긴다.(제4조 제2항) 보조금을 미끼로 부가서비스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강요나 모르고 하더라도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보조금을 미끼로 한 약정가입도 마찬가지다.(제5조) ‘79요금제 3개월 유지’ 같은 것 말이다. 지키지 않아도 무효다. 지키지 않아도 무효니 유통점도 무리할 필요가 없다.

보조금을 받기 싫으면 대신 요금할인을 받아도 된다.(제6조) 보조금 27만원 대신 27만원 요금을 깎는 셈이다. 중저가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자급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에게 적합하다. 요금할인을 보조금처럼 꾸미는 유통점 상술에 속는 일이 없어진다. 무조건 되는 일이니 부담가질 필요 없다. 속이는 것 자체가 위법이다.(제7조) 누구나 볼 수 있게 고지도 해야한다.

통신 3사의 상품을 모두 파는 유통점, 즉 판매점에 대한 통제권이 통신사에게 일부 주어진다. 대리점(1개 통신사 상품만 취급)이 판매점을 선정할 때 통신사 사전 승낙이 있어야 한다.(제8조) 이는 불법이 벌어졌을 때 판매점 일탈 행위라고 통신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통신사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지웠다. 역으로 통신사 횡포 등 불공정계약을 막기 위한 표준 협정서도 마련했다.(제9조) 특정 부가서비스 또는 요금제를 권유하도록 시키는 것도 안 된다.

제조사가 통신사에 강짜를 부리는 일도 안 된다. 공급을 제한하거나 늦춰 통신사를 압박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장려금을 자체 유통망에만 집중 살포하는 일도 법으로 통제가 가능해졌다.(제9조 제2항) 분실 도난 단말기를 해외 수출하는 일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제10조)도 넣었다. 확인을 의무화했다. 정부가 처벌할 수 있는 대상이 통신사에서 통신사 제조사로 넓어졌다. 이 때문에 제조사, 특히 삼성전자가 이 법을 반대했었다.

처벌은 강화됐다. 이 법을 위반하면 방통위가 통신사와 제조사에 관련 매출액(대통령령으로 규정)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제15조) 현행은 통신사만 100분의 2 이하다. 그것도 소비자 차별로만 가능했다. 대리점과 판매점이 잘못해도 통신사가 연대 책임을 진다.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했다. 회사뿐 아니라 개인도 처벌한다. 처벌은 만만치 않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제19조 제1항) 등 임직원의 경계심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가 마련됐다. 조사 방해 과태료도 신설했다.(제21조)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법이 통과되면 유통시장 구조가 투명해져 지금처럼 차별적인 보조금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조금을 갖고 경쟁하는 시장이 요금, 서비스 구도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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