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PC에 탑재되는 범용 D램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고가를 찍은 이후 4개월 내내 가격이 떨어졌다.
2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범용 D램인 DDR3 2기가비트(Gb) 256Mx8 1333MHz의 이달 상반기(15일) 고정거래가격 평균은 1.75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2012년 11월 0.80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해 12월 1.97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4월 상순 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최고가 대비 11.1%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범용 D램 가격이 급등했던 이유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D램 생산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비교해 범용 D램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엘피다)의 D램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화재 사고가 났던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가동 재개, 업계의 공정전환에 따른 물량 확대로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관심은 가격 하락의 ‘폭’과 ‘속도’에 쏠려있다. 이미 D램 가격은 고점을 찍었고, PC 수요도 급격한 증가세를 이루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격 하락은 계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완만한’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D램 업체들의 (공정전환에 따른) 증산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보다 소폭 빨라 앞으로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올해 D램 시장의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20% 중반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004~2008년 평균 D램 비트그로스는 61%였고, 2010~2011년은 40%대였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D램 출하량 확대는 보수적이고, 제한적이다.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가격 하락의 폭과 속도를 좌우할 키는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 15라인의 36·32나노 D램 공정을 20나노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25나노 공정은 모바일 D램에 집중하고, 새로운 20나노 공정에선 범용 D램만 찍어내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이미 지난 달부터 20나노 4Gb DDR3 D램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나노 공정 램핑업 속도가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램핑업 속도가 빠르다면 가격 하락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D램 비트그로스는 시장 성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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