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사물인터넷(IoT)의 시장에 대처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세는 다소 모호하다. MS는 윈도 임베디드라는 괜찮은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현재 시장의 IoT 요구에 대처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윈도 임베디드는 키오스크, POS, 헬스케어, ATM,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다. PC나 서버, 휴대폰이 아닌 디바이스에는 윈도 임베디드가 탑재된다고 보면 된다. 윈도 임베디드가 탑재된 디바이스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이미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윈도 임베디드에는 다양한 API가 존재하고, 개발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MS의 개발 플랫폼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눅스나 안드로이드 등에 비해 라이선스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쉬운 개발과 MS 지원 등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IoT는 이같은 디바이스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의 모든 가전제품을 비롯해 안경이나 시계 등의 신체 작용 물건, 책상이나 노트, 펜과 같은 일반 물품까지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이 IoT가 그리고 있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같은 디바이스에 윈도 임베디드가 적당치 않다는 점이다. 윈도 임베디드는 PC 운영체제인 윈도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라즈베리파이나 아두이노로 대표되는 소형 단말기 시장은 MS 윈도 임베디드 운영체제가 들어가기 어렵다. 윈도 임베디드 운영체제가 탑재되기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가 어느 정도 뒷받침 돼야 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영욱 부장은 “센서와 최소화된 컴퓨팅 파워만을 가진 소형 디바이스는 윈도 임베디드 시장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대신 키오스크, POS, 의료장비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MS는 IoT 플랫폼을 운영체제 시각이 아닌 전체 서비스 차원에서 그리고 있다. 실제로 IoT 디바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전체 서비스의 일부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MS는 초소형 디바이스 운영체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IoT를 위해 필요한 백엔드의 기술에 더 주력할 방침이다.
김 부장은 “수없이 많은 디바이스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빅데이터 기술, 가상화 기술, 모바일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면서 “MS는 HD인사이트라는 빅데이터 기술과 가상화 기술,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소형 IoT 기기들은 운영체제가 필요 없는 것도 있다”면서 “MS는 IoT를 서비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은 언제든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아직은 윈도 임베디드의 한계로 인해 초소형 디바이스 시장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IoT를 위한 새로운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선보일 수도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MS는 IoT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윈도 임베디드 팀 명칭을 IoT 팀으로 바꾸고 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사용자용 제품에 들어갈 윈도 운용체계(OS)를 개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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