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이 10나노 공정에서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 시리즈’를 위탁생산(파운드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16일 ‘인텔이 애플과 팹42를 위한 거래를 할 것인가(Intel to Cut A Deal with Apple for Fab 42?)’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10나노미터 공정의 차세대 AP 생산을 인텔에 맡길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인텔은 TSMC, 글로벌파운드리(GF), 삼성전자와 비교해 공정 전환 속도가 1년 이상 빠르기 때문에 애플도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인텔은 지난 달 애리조나 팹42의 가동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팹42의 생산용량은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4만장이다. 인텔은 이 공장에서 14나노 칩을 시작으로 10나노 칩까지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IC인사이츠는 인텔이 팹42의 가동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애플과 파운드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IC인사이츠는 애플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AP 생산을 맡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이미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차기 14나노(16나노) 제품은 TSMC와 GF도 일부 생산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애플 A 시리즈 AP의 파운드리 서비스로 올린 매출은 3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태블릿 분야에서 경쟁하고 ‘디자인 도용’ 특허소송으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삼성전자에 이런 일감을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인텔과 애플의 파운드리 거래 협상과 관련해 다음 3가지 요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①우선 애플은 지금도 인텔의 주요 고객으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맥북 등에 인텔의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받아서 탑재하고 있다. ②애플이 인텔과 파운드리 거래 관계를 맺는다면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함께 공급받을 수 있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공동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회사인 IM플래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여력은 월 7만5000장으로 인텔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③인텔 공장에서 AP를 생산하게 된다면 칩의 성능 경쟁력도 높아진다. 인텔은 다른 반도체 업체와 비교해 6개월~1년 가량 공정 전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칩’이라는 부가적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인텔은 PC 시장 축소 여파로 지난 2년간 매출이 역성장했다. 지난해 5월 폴 오텔리니에 이어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20년간 인텔의 제조 분야를 담당해온 전문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인텔과 애플이 파운드리 거래 관계를 맺는다면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IC인사이츠의 주장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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