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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DSLR vs 미러리스’ 카메라 영토 전쟁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올해 초만 하더라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희비는 엇갈렸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DSLR 카메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의 장밋빛 미래가 곁들여지면서 성공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상황.

하지만 올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세는 초반보다 떨어져있다. 이유는 지역적 특성이 크게 고려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북미와 중국에서는 여전히 DSLR 카메라가 주력이다.

북미와 중국에서 DSLR 카메라가 강한 세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카메라라는 제품 자체가 가지는 특성과 함께 해당 지역의 문화적 성향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카메라가 크면 클수록 성능이 좋다는 인식이 있고 북미에서는 버튼이 큼직한 제품을 선호한다.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인포트렌드는 디지털 렌즈교환식 카메라(DILC), 그러니까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1년 이내에 고려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성향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77%가 DSLR 카메라를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콤팩트 렌즈교환식 카메라(CILC)의 경우 7%에 그쳤다. 양쪽 모두를 생각하는 경우는 8%를 기록했다.

조사방법과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하지만 사용자 머릿속에서 미러리스보다 DSLR 카메라가 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러리스 카메라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후지필름 등은 제품이 가지는 고유한 이미지를 DSLR 카메라와 섞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소니는 몇몇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면서 겉으로 봤을 때 DSLR 카메라와 분간이 갈 수 없도록 디자인했다. 사용자가 제품을 쓰는데 있어 미러리스, DSLR 카메라의 구분이 어렵도록 하겠다는 일종의 실험적인 성격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성향이다. DSLR 카메라 크기가 계속해서 줄어든 것처럼 미러리스 카메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 동안 휴대성을 강조해왔다면 시장에 따라 성능을 중심으로 DSLR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카메라 업계 반응도 비슷하다. 캐논과 니콘은 내년에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렌즈나 DSLR 카메라에 더 주력할 예정이다.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이 2년 연속으로 역성장한 상황에서 무리한 시장 확대보다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내년 카메라 시장을 바라보는 재미가 늘어나니 소비자 입장에서 손해 볼 일은 없겠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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