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TV에 탑재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TV 완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중국 패널 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공급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10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120Hz 풀HD 40~42인치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은 9월 대비 4달러 하락한 23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289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10개월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패널 가격의 하락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수요 감소, 공급량 증가 때문이다. TV 완제품 판매는 현재 바닥을 찍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TV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수요가 줄었지만 BOE와 CSOT 등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물량 공급을 오히려 늘리고 있어 가격 하락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쑤저우)와 LG디스플레이(광저우)의 중국 내 LCD 생산 공장이 가동되면 공급량은 보다 증가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사는 중국 LCD 패널 수입 관세(5%)를 물리지 않기 위해 공급 과잉 상황임에도 중국 공장 가동은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지난 1일 ‘제4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시황을 부정적으로 본다”며 “중국 공장 가동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단계(페이즈)적 투자 규모나 스피드는 시장 상황에 맞춰서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중국 LCD 공장을 가동하면 한국 내 공장의 가동률을 더 줄이거나 고해상도 혹은 태블릿용 공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TV 판매 감소, 중국 업체들의 패널 공급량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LCD 패널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패널 업체들이 중대형 LCD 출하량 목표치를 6억98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목표치였던 7억1000만대보다 1.69% 줄어든 것이다. 하향 조정된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 출하량(7억5400만대) 대비 7%나 감소한 수치다. 목표치를 재조정한 이유는 중대형 패널의 수요처인 TV, 노트북, 태블릿 완제품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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