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파수경매]애물단지서 황금주파수로…KT, 꼬인 1.8GHz 실타래 풀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3-08-19 15:08:07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가 이번에는 1.8GHz 한(恨)을 풀 수 있을까?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가 19일 경기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작됐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2.6GHz(80MHz 폭)와 1.8GHz(50MHz 폭)에 대해 이뤄진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역은 바로 1.8GHz 대역. 1.8GHz 대역은 35MHz폭(C블록)과 15MHz폭(D블록)으로 나뉘어져 경매에 나왔다. 이 중 KT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1.8GHz 대역에 인접한 D블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파수 광대역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비, 단말기 수급 등에서 훨씬 유리한 LTE어드밴스드(LTE-A)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강한 견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T에게 주파수 경매는 1.8GHz 확보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경매에서도 KT는 1.8GHz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맞붙었지만 시초가격의 2배인 1조원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한 SK텔레콤에게 주파수를 내준 경험이 있다.
당시 KT의 석연치 않은 입찰 포기로 여러 말들이 나왔지만 당시 KT가 이 대역을 확보했다면 무리한 2G 종료로 인한 손실을 피할 수 있었고 경쟁사보다 뛰어난 LTE-A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LTE 시장에서의 실기를 막는 것은 물론, 가장 앞서나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KT에게 1.8GHz 주파수가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것은 SK텔레콤에 내준 주파수가 KT가 반납한 대역이라는 점이다. 거기에다 현재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역에 인접해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900MHz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주파수 광대역화가 이전부터 가능했다는 얘기다.
2010년 KT는 1.8GHz를 반납하고 황금주파수로 알려진 900MHz를 선택한 바 있다. 2G 시장에서 저대역 주파수 800MHz를 독점한 SK텔레콤에게 수년간 어려운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는 저대역 주파수 확보가 절실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 전 3G 시대에서는 2.1GHz가 황금주파수였다. 1.8GHz는 2G는 물론 3G 시대에서도 인기가 없었다.
결국 KT는 1.8GHz를 반납하고 900MHz를 확보했지만 현 시점에서의 주파수 가치는 1.8GHz가 900MHz를 압도하고 있다.
현재 KT는 RFID 간섭 등의 이유로 900MHz 주파수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파수가 없다보니 LTE-A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한다. 데이터 용량 2배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도 KT는 인접대역 1.8GHz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D블록을 확보할 경우 주파수 광대역화가 가능해 바로 LTE-A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경쟁사처럼 LTE-A 전용 단말기도 필요 없다. 주파수 대역이 같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스마트폰 활용이 가능한데다 투자비도 훨씬 적게 든다.
LTE 시장 초기 고전을 거듭하던 KT 입장에서는 확실한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파수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D블록을 원하는 이통사는 KT 하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은 없지만 KT의 1.8GHz 확보를 막으려는 경쟁사의 움직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과연 KT는 이번 경매를 통해 꼬인 1.8GHz 주파수 흑역사를 풀어낼 수 있을까? 2011년에 비해 가능성은 높지만 만만치 않은 돈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채수웅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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