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시작으로 삼성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OLED 패널의 생산 수율 향상, 원가 절감이 이뤄지면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인 평판TV 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OLED TV의 첫 상용화가 이뤄진 현 시점에 맞춰 패널 기술 방식, 과제, 업체별 개발 동향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기획/OLED TV②] OLED 패널의 핵심,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주도권은 누가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은 박막트랜지스터(TFT)다. TFT는 OLED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필름 형태의 반도체. OLED 디스플레이에서 TFT는 일정한 전류를 흘려 유기물이 빛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즉 TFT의 경쟁력이 패널 전체의 성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TFT의 재료로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여러 재료를 화합한 산화물, 즉 옥사이드(Oxide)다. TFT용 옥사이드 재료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샤프가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인듐(In), 갈륨(Ga), 아연(Zn)을 화합(O)한 IGZO가 있다. LG디스플레이를 비롯, 소니, 파나소닉, AUO 등이 이러한 옥사이드를 TFT의 재료로 사용한다.
둘째는 중소형 패널에서 안정성을 입증받은 다결정실리콘이다. 다결정실리콘은 액정표시장치(LCD)의 TFT 재료로 사용된 비정질실리콘보다는 원자 배열이 균등해 전자 이동도가 매우 높다.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TFT 재료로 기존 비정질실리콘이 아닌 옥사이드나 다결정실리콘을 사용하는 이유는 전자 이동도 때문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는 전류량에 비례해 밝기가 결정되므로 전자 이동도가 낮은 비정질실리콘은 OLED 패널의 TFT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
비정질실리콘의 경우 전자의 이동도가 1cm2/Vs(초당 전압당 이동한 면적) 이하로 낮다. 다결정실리콘은 100cm2/Vs로 100배 이상 빠르다. 현재 상용화된 옥사이드 TFT의 경우 10cm2/Vs로 비정질실리콘 대비 10배 이상 빠르다. 학계에선 옥사이드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 전자 이동도는 80m2/Vs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옥사이드 TFT는 기존 비정질실리콘 장비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하다. 다결정실리콘 TFT 공정은 8개의 마스크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옥사이드는 6~7개로 단위 시간당 생산량에서도 차이를 나타낸다(비정질실리콘은 4번). 이는 곧 원가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을 제외한 모든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다결정실리콘 대신 옥사이드를 OLED TV용 패널의 TFT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투자 부담, 원가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사이드는 재료의 특성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양산 수율을 확보하는 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TV용 OLED 패널(LG) 가운데 옥사이드를 활용한 제품의 전자 이동도는 10cm2/Vs이다.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이를 30~50cm2/Vs로 높여야 한다. 그럴려면 재료 혁신과 특성 안정화(Passivation)가 필수적이다. 이 같은 기술 장벽을 빠르게 넘는 것이 삼성을 제외한 디스플레이 업계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이와 비교하면 다결정실리콘을 사용하는 TFT는 이른바 ‘검증된 공정’이다. 그러나 생산성을 높여 원가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여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전무)는 “옥사이드 TFT의 수율 확보, 전자 이동도 향상 등 신뢰성과 성능을 높인 뒤 공정 수를 줄인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옥사이드 TFT의 전자 이동도는 10cm2/Vs지만 추후 30cm2/Vs, 50cm2/Vs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있는데, 결국 옥사이드라는 재료 그 자체의 혁신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3에서 옥사이드 TFT의 연구 논문이 주를 이뤘듯 삼성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한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삼성이 TFT 기술 생태계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러한 업계 및 학계의 견해에 홀로 대응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SID2013 기조연설에서 “높은 안정성 및 빠른 이동도를 갖춘 다결정실리콘 기반 TFT는 차세대 OLED 생산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결정실리콘이 옥사이드 대비 전기적 안정성이 뛰어나 양산화에 유리하다”며 “4K 2K의 다음 세대인 8K 4K는 보다 높은 전자 이동도를 필요로 하므로 다결정실리콘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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