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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병 LGD 연구소장 “OLED의 진화, 옥사이드 TFT 성능 개선이 좌우”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전무)은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의 수율 확보, 전자 이동도 향상 등 신뢰성과 성능을 높인 뒤 공정 수를 줄인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 전무는 9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강당에서 열린 ‘산화물 트랜지스터 워크샵’ 기조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TFT는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필름 형태의 반도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TFT는 전류를 흘려 유기물이 빛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사실상 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요소인 셈이다.

다결정실리콘을 OLED TFT의 재료로 사용하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LG디스플레이와 소니, 파나소닉 등 주요 업체들은 인듐(In), 갈륨(Ga), 아연(Zn)을 화합한 산화물(酸化物), 즉 옥사이드(Oxide)를 OLED TFT의 재료로 사용한다.

액정표시장치(LCD)의 TFT 재료로 사용돼 왔던 비정질실리콘(a-Si)의 경우 전자 이동도가 1cm2/Vs(초당 전압당 이동한 면적) 이하로 낮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양산에 활용하고 있는 옥사이드 TFT는 전자 이동도가 10cm2/Vs로 a-Si 대비 10배 이상 빠르다. 전자 이동도가 높다는 건, 전류 구동력 역시 높다는 의미다. OLED는 전류량에 비례해 밝기가 결정되므로 전자 이동도가 낮은 a-Si은 TFT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FT 재료로 활용하고 있는 다결정실리콘은 전자 이동도가 옥사이드보다도 10배 이상 빠른 100cm2/Vs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 수가 늘어나므로 생산성이 떨어진다. 옥사이드 TFT는 기존 a-Si 장비를 대부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이 낮다. 다결정실리콘 TFT 공정은 8개의 마스크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옥사이드는 6~7개로 상대적 생산 효율이 높다(a-Si는 4번).


LG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경쟁사들은 옥사이드 TFT가 OLED 디스플레이의 요구 조건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강 전무는 “2009년과 2010년에 LG가 각각 선보인 15인치와 31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다결정실리콘 TFT를 활용했고, 2010년에 공개한 15인치 OLED 패널은 옥사이드 TFT를 활용했었다”라며 “다결정실리콘과 옥사이드 가운데 옥사이드가 여러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우리의 기술 플랫폼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옥사이드도 약점은 있다. 균등한 전류를 흘리기가 힘들다는 것. 강 전무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류 구동 방식인데, 전류량이 변화하는 문제(전류량이 변하면 화질 저하)를 잡기 힘들어 보상 회로를 넣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 수율 확보에 애를 먹은 이유는 전류량 변화 문제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였다.

그는 OLED 디스플레이가 진화하려면 옥사이드 TFT의 신뢰성 확보는 물론, 전자 이동도를 높여 전류량을 확대하고 누설 전류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 이동도를 높이는 이유는 울트라HD급 OLED 및 고해상도 LCD 개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온 공정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저온 공정은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플렉시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한다.

강 전무는 “OLED가 LCD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고해상도’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라며 “PDP가 LCD에 패배한 이유도 해상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 구현에 필수적인 전자 이동도 확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전무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옥사이드 TFT의 전자 이동도는 10cm2/Vs지만 추후 30cm2/Vs, 50cm2/Vs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있는데, 결국 옥사이드라는 재료 그 자체의 혁신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옥사이드 TFT의 포토 마스크 공정수도 현재의 a-Si와 같은 4개까지 줄여야 할 것”이라며 “(공정수 축소가) 빠르면 빠를 수록 좋겠으나 신뢰성과 성능 확보가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OLED 디스플레이가 하루 빨리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3~4년 뒤에는 살만한 가격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LG와 삼성 같은 시장 플레이어가 많아지는 것도 대중화의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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