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금융 IT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 계획의 불확실성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주전산시스템 플랫폼인 IBM 메인프레임을 리호스팅 방식을 통해 유닉스 등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교체하기위한 '스마트 사이징'을 지난 6개월간 심도있게 진행해 왔다.
물론 이 스마트 사이장 계획은 어디까지나 오는 2015년 6월말 만기가 되는 IBM과의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계약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국민은행측이 마련한 비상 플랜의 하나일 뿐 반드시 실행에 옮기겠다고 못박은 것은 아니다.
국민은행측은 지금까지 진행된 2차례의 기술검토(POC)끝에 리호스팅 체제로 전환해도 90%이상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기술적으론 문제없다는 것을 여러차레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앞세워 국민은행측은 ‘2015년 6월로 예정된 OIO계약 만료 시점을 2년 앞당겨 올해 7월부터 새롭게 7년 계약을 맺자’는 입장으로 IBM을 압박했다. 하지만 아직 IBM측은 이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수순대로라면 국민은행은 6월말쯤 스마트 사이징 전환을 선언해야한 시점이 됐다.
◆'우리은행 민영화', 새로운 변수 = 하지만 우리금융 민영화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중대 변수가 생겼다.
안 그래도 최근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퇴진 선언이후 KB금융내 최고 경영진의 교체가 어느 정도 완료된 후에야 스마트 사이징 계획의 추진 여부가 의제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여기에 이번에는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변수가 하나 더 얹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우리금융 민영화는 단순한 변수가 아니라 스마트 사이징 계획을 근본적으로 다른 위치로 이동시키는 상수로 봐야한다. 실제로도 최근 KB금융측은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 계획과 관련, 우리금융 민영화 변수를 포함시킨 추가적인 시나리오 마련에 착수했다.
당초 국민은행측에서 검토했던 스마트사이징 사업이 에서 KB의 우리금융 인수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합병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 모든 IT의제는 IT통합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른 국민은행이 그동안 검토해왔던 스마트 사이징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 '스마트 사이징'계획, 실익 있을까 =또한 하나-외환은행의 사례에서와 같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몇년한 별개의 은행으로 존재하는 투 뱅크(Two Bank)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되더라도 스마트 사이징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1~2년간 리스호스팅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해도 2년~3년후에는 IT통합을 염두에 둬야 하기때문에 시스템의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져 실익이 없다. 더구나 우리은행도 IBM 메인프레임을 주전산시스템으로 채택하고 있다. 만약 리호스팅을 하게된다면 이제는 우리은행까지 포함한 POC를 다시 해야한다.
그리고 통합 은행에 맞는 새로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계획해야 한다. 단순히 리호스팅을 통해 새로운 메가뱅크 시대를 대비한다는 것은 명분에도 썩 어울리는 그림은 아니다.
물론 이같은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 계획의 백지화 가능성은 이달말 우리금융 민영화 발표계획이 나온후 종국적으로 '국민은행+우리은행' 시나리오가 전제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KB금융이 우리금융 민영화와 전혀 관계가 없는 상황이 됐을 경우,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 계획은 당초의 수순대로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
한편 국민은행의 압박으로 궁지에 몰려던 IBM으로서는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변수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편으론 IBM입장에서도 '국민은행+우리은행'이 구체화될 경우,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메인프레임 고객 두 곳을 동시에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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