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물론 그가 이 문제 때문에 온 것은 아니겠지만 그가 곧 직면하게 될 매우 중대한 과제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탈 메인프레임’ 압박이 여전히 진행중이고, 이것이 국내 뿐만 아니라 IBM 본사 차원에서도 올해 당면한 매우 중요한 일임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 문제는 한국IBM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권 전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IBM은 자사의 최대 기종인 메인프레임(z시리즈)이 지난 수년간 한국시장에서 부진했고, 특히 최대 고객인 국민은행이 흔들릴 경우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IBM의 새 대표로 선임된 중국계 셜리 위-추이 사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조만간 국내 최대 고객인‘국민은행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게 될 것인지에 금융 IT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셜리 사장이 한국에서 길어야 1년 정도 대표직을 수행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은행 사안'은 오는 6월이면 최종적으로 결정이 나는 매우 시급한 문제다.
시기적으로 늦어도 3~4월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존 이휘성 사장 체제에서는 한국IBM은 국민은행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IBM 신임 대표가 마주하게될 ‘국민은행 문제’란? = 앞서 IBM은 지난 2008년 국민은행과 계약기간 7년, 총 2100억원 규모의 OIO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PU도입 등 계약 규모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을 만큼 큰 것이었다.
이 OIO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2015년6월까지 국민은행은 IBM의 장비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참고로, OIO계약은 IBM이 제시하는 특유의 구매계약 방식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분없이 IBM 장비를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율이 커지며 5~7년간 중장기 계약이 가능해 초기 IT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그러나 중간에 계약이 해지될 경우에는 계약 파기에 따른 페널티가 부과될 수 있다. 지난해 비씨카드가 차세대시스템 사업 중단과 관련, IBM측에 페널티를 줄 수 없다고 해 갈등이 촉발됐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부터 '스마트 사이징'계획을 통해 기존 주전산기(IBM 메인프레임)를 유닉스 등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내부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BM과의 OIO 계약이 앞으로도 2년이 남았지만 이 계약을 갱신할 것인지 아니면 중단하고 2년 후부터는 리호스팅(Re Hosting) 방식을 적용해 유닉스 등 다른 기종으로 주전산환경을 전환해 사용할 것인지는 오는 6월쯤 최종 결정하겠다는 국민은행의 방침이다.
사안을 복기하자면, 이처럼 국민은행이 '스마트 사이징' 이란 강수를 두게된 원인은 사실IBM측이 제공했다.
지난해부터 IT비용절감 압력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은 오는 2015년 6월 이후, IBM과의 OIO계약서를 새로 쓰게될 경우 예상되는 비용 가이드라인을 미리 IBM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IBM측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상황은 현재에 이르게 됐다.
한국IBM측에서는 국민은행 건과 관련“OIO계약 문제는 본사 차원의 문제”라면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결국 국민은행으로서는 OIO 계약 만료시점에 가서야 허둥지둥 대안을 마련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위해 지난해 8월 IT본부 내에 주전산기 기종 검토팀을 출범시키고 스마트 사이징 계획을 띄우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국IBM 새 대표가 왔지만 OIO 계약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여전하다. 이전 상황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정대로 오는 6월까지 스마트 사이징 계획에 따른 기술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시한은 6월까지이만 리호스팅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결론은 늦어도 3~4월중에는 내부적으로 완결시켜놓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POC단계를 지나 변화된 주전산환경에서도 업무 애플리케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기위한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임 대표와 비교해 IBM 본사와 AP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셜리 위-추이 사장이 국민은행 문제에 직접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박기록 기자>rock@dd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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