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KT “재벌꼼수” LGU+ “낙하산실패”, 주파수 감정싸움 되나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3-05-15 08:17:30
- SKT, 3사 광대역화 대안 제시…미래부, 정책 흔들기 ‘불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8GHz 주파수를 두고 벌이고 있는 통신 3사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KT와 LG유플러스는 서로의 주장에 대해 각각 공식 자료를 통해 ‘재벌의 꼼수’와 ‘낙하산 실패’라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주파수 경매를 주관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경매 방안 마련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통신사의 시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1.8GHz 주파수, KT 인접대역 10MHz ‘뜨거운 감자’=14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간담회와 보도자료를 통해 각 사의 주파수 경매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미래부는 오는 6월 주파수 경매방안을 확정하고 8월까지 경매를 완료할 예정이다. 주파수는 이동통신사업의 근간이다. 무선은 유선과 달리 주파수 특성과 용량에 따라 투자비와 서비스 수용 능력 등이 달라진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1.8GHz 주파수다. 1.8GHz 주파수는 현재 3사가 각각 10MHz 대역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롱텀에볼루션(LTE)용 LG유플러스는 2세대(2G)용이다. 이번 경매에서 1.8GHz는 35MHz가 나온다. 이 중 KT 대역과 인접한 10MHz가 문제다.
LTE는 한 주파수에서 20MHz 대역까지 하나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광대역화라고 부른다.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10MHz로 서비스 중이다. 20MHz가 되면 속도는 2배가 된다. 인접 대역 10MHz를 KT가 가져가면 광대역화를 통해 경쟁사와 속도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인접대역 KT 경매 배제를 KT는 참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KT·LGU+, 여론몰이 전략 ‘무리수’=이날 대립의 불씨는 SK텔레콤이 당겼지만 다툼은 KT가 주도했다. 14일 SK텔레콤은 출입기자 대상으로 주파수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SK텔레콤의 입장만 전달될 것을 우려한 KT가 간담회에 앞서 자사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고 SK텔레콤 간담회가 열린 뒤에는 LG유플러스가 보도자료를 전했다.
KT는 “재벌기업이 시장독식을 위해 KT를 모바일 사업에서 몰아내려 한다”며 “현재 LTE 주파수 상황 자체가 불공정하며 1.8GHz 인접대역까지 주파수 할당에서 배제된다면 KT는 ‘시장 퇴출’이라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싸잡아 비난했다.
LG유플러스는 “KT에게 인접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마치 ‘공정경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등 정부 특혜로 만회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보이고 있다”라며 “세칭 ‘낙하산’이라고 불리우는 외부인재들을 다수 영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KT의 전략수립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된다”며 KT 이석채 대표 등 주요 임원의 자질까지 정조준했다.
◆업계, ‘여론전보다 ICT 산업 미래 차원서 주파수 다뤄야’=정작 SK텔레콤은 경쟁사 공격보다 새로운 주파수 경매 안을 제시했다. KT 인접대역을 KT에게 주는 것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대신 시기를 조절해 3사 모두 광대역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결과적으로 KT의 돌출행동이 LG유플러스의 과잉대응을 낳았고 SK텔레콤은 이들을 말리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통신업계는 한 회사가 행사를 하면 비슷한 내용으로 견제하는 일이 관행처럼 일어난다. 다만 이날은 서로간의 수위가 너무 높았던 것이 문제다. 미래부도 기업 전략 차질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표현에 대해 KT가 900MHz 대역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1.8GHz와 연계치 말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라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주파수가 이동통신사업에서 사활이 걸린 문제이긴 하지만 각 회사별로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어가며 비난을 해대는 것은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차원에서도 보기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불필요한 여론전보다는 합리적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여론전보다 ICT 산업 미래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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