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화두는 클라우드컴퓨팅과 모바일,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 등 4가지로 압축된다. 그중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예상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몇년 간 꾸준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개인 사용자들의 클라우드 서비스(퍼스널 클라우드) 활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물론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접목되며 생활 속에 파고드는 모양새다.
기업들의 경우 기대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서서히 채용하는 속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KT에 따르면 현재 자사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비즈에 등록된 계정수만 2만개에 달하며,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실 사용자수가 3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설명이다. 물론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VM웨어가 포레스터컨설팅에 의뢰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은 32%로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경쟁 갈수록 치열…글로벌 IT기업 움직임 빨라져=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업체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현재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비롯해 IT서비스 업체와 호스팅,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운영 업체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올해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최근에는 국내 파트너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아마존 이외에도 구글, HP,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업체들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잇달아 발표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이 인프라 중심의 서비스(IaaS)에 머물고 있으나 플랫폼(PaaS)이나 소프트웨어(SaaS) 비중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접한 고객들이 이를 사용하면서 편의성을 느끼게 되면서,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대세로 자리잡나=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존에 내부에 구축해 놓은 인프라(온프레미스)를 혼용해 운영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한해였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이 가능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으로는 오픈소스의 활용이 높아진 해였다. 오픈스택과 클라우드스택, 유칼립투스 등 오픈소스를 활용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기존 IT벤더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잇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신뢰도 하락=한편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잇딴 서비스 장애도 불신을 가속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올해 아마존의 미 동부지역 노스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에만 몇차례 장애가 발생했다. 심지어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장애가 발생, 넷플렉스와 헤로쿠 등 AWS를 이용하는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이같은 장애는 아직도 클라우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기업들에게 서비스 가용성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아마존 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역시 이달 중순 장애가 발생해 메일과 사진 스트리밍, 백업, 일정 등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며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도 초창기 서비스 장애로 인해 몇차례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가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들에게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클라우드 법’ 제정 관심=국내 정부에서도 클라우드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러나 올해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 전해지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이 국공립대와 공공기관 등에 50여개의 국내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중요 정보의 외부유출 및 악성코드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클라우드 업계가 받는 충격은 컸다.
최근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방향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같은 조치로 클라우드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여전히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이용과 관련, 국가정보원 등에서 정확한 지침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법)’ 제정을 추진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기통신사업법 등 기존 IT 관련 법령이 클라우드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법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
당초 올해 내 국회에 상정시켜 입법화시키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클라우드 법안의 각종 규제가 사업 자율성을 침해하는 한편 일부 법안 내용(제27조 국외저장정보 공개)이 아마존이나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한다는 지적 등에 따라 여전히 최종안도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이와는 별개로 지식경제부에서 ‘클라우드 진흥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현 상황에서 이같은 클라우드 관련 법안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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