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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ICT결산/SW] 각종 제도 변화…SW시장 후폭풍 거셌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SW)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이 꼽힌다.

 

앞서 국회는 지난 5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금지를 핵심으로 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 대형 IT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IT산업계 전반에 걸쳐 적지않은 후폭풍이 몰아쳤다. 때마침 4.11 총선과 12.19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온 경제민주화 화두와 맞물리면서 대기업 계열의 IT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에따라 이 법안이 본격 적용되는 내년에는 대기업 중심의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올해에는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 변화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경력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급제’가 폐지됐다. 소프트웨어 노임 단가제도 없어졌다. 다만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는 유지된다. 

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올 한해 소프트웨어 업계의 특징이다. 국내 기업들을 해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픈소스 적용률이 높았는데, 클라우드·빅데이터 등이 IT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저작권이 강화되는 것도 올해 업계의 특징 중 하나다.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벌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진흥법 개정 = 소프트웨어 진흥법 개정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공공부문 정보화 프로젝트를 좌지우지해 왔던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이 내년부터 공공시장 참여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결사 반대를 외쳤던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살리기라는 명분을 대기업이 이기지는 못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환영을 표하며,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소프트웨어 업계는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핸디소프트의 경우 IT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해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에서 주사업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다른 중소소프트웨어 기업들도 SI사업부를 만들거나 공공 사업팀을 확대 재편하는 등 기회를 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소프트웨어 진흥법 개정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제품 개발 대신 개발 용역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급제 폐지 =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급제 폐지도 올해 눈길을 끄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SW 기술자임을 신고하고 그로부터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개발자의 경력을 구간별로 관리하고 능력에 알맞은 소득을 보장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존 개발자들의 경력 증명이 쉽지 않고 자격증 중심의 경력 증명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은 정부는 기술자 신고제는 유지하되 등급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등급제 폐지와 함께 SW노임단가제도 폐지됐다. 기존에는 등급에 따라 기술자의 노임을 정부가 정했지만, 앞으로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결정키로 했다.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 급증 =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OSS는 기업 내에서 중요한 서비스에 적용되지 못했다. 웹 서버 등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서비스에 주로 OSS를 활용했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거래소(KRX)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리눅스 기반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리눅스와 x86서버를 기간계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손에 꼽힌다. 그러나 KRX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리눅스-x86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 OSS사업에 소극적이었던 한글과컴퓨터가 다시 OSS 사업부를 재건하고 이 시장에 대한 의욕을 내비치는 현상이나 한국레드햇의 규모가 2~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진 것도 OSS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열풍도 OSS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오픈스택이나 클라우드스택 등 인기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은 OSS이며, 빅데이터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하둡이나 NoSQL 등도 OSS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미FTA 발효…SW 저작권 강화 = 올 3월 한미FTA가 본격 발효되면서 소프트웨어 저작권 분쟁이 잦아지고 있다. 한미FTA에 저작권 강화가 명시되면서 저작권자들의 입장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지난 4월 국방부에 2000억원대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정부부처와 직접적인 마찰을 불사하면서 저작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윈도나 오피스 등에 대한 저작권 요청이 아니라 서버 접속 라이선스(CAL)이라는 점에서 MS의 저작권 공세가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이스트소프트도 MS의 SPAL(대외 서비스) 위반 문제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최근에는 PC방 업계와 MS는 분쟁을 벌이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한 번 구매한 윈도 정품 라이선스를 새로운 PC에 설치하고 있으나 MS는 새 PC에는 새로운 윈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 단속은 FTA 시대에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숨겨진 매출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업들이 한국MS와 같이 불법사용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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