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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IT 결산/ 포털] 모바일 생태계 구축 가속도…카톡의 급부상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2년 포털업계의 화두는 단연 ‘모바일’이다. 이는 스마트폰 유행에 따라 검색 트래픽의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는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이에 업계는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주목했고 유선웹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이 같은 포털업계의 대응은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의 급부상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플러스친구,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타일 등의 서비스로 포털의 사업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게임하기로 확고한 수익모델을 구축, 모바일 시대에 포털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트렌드 대응에 뒤쳐진 인터넷 포털들은 문을 닫기도 했다. 인터넷의 대명사로 통했던 글로벌 포털 야후와 최초 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일 서비스로 유명했던 KTH의 파란닷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이렇듯 2012년은 포털 업계의 시장 재편이 잇따랐던 시기였다.

◆카카오톡의 약진…모바일 플랫폼 시대 본격화=인터넷 시대의 강자로 군림했던 포털에 위기의식을 심어준 계기가 바로 카카오톡의 약진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에 카카오스토리 등의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 포털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코리안클릭의 11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리포트에 따르면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가 각각 2위, 4위에 오른 것에 비해 네이버 앱은 10위에 그쳤다. 다음(Daum)과 네이트는 각각 46위, 55위로 모바일 앱 시장 경쟁력 부문에서 현저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은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기기에 사전탑재(프리로드)된 앱과 맞먹거나 오히려 그 이상의 도달률과 이용률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 이용자의 필수 앱으로 카카오톡이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참고로 도달률(%)은 조사 기간 동안 국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특정 앱을 한번이라도 실행한 이용자의 비율이고 이용률(%)은 앱 설치자 가운데 한번이라도 실행한 이용자 비율이다.

지난 11월 카카오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기업이 친구 수 제한 없이 카카오스토리를 이용할 수 있는 ‘스토리플러스’ ▲채팅 상황에서 다양한 앱을 연결시켜주는 ‘채팅플러스’ 등의 서비스를 공개,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털업계, 한 목소리로 ‘모바일’=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 SK커뮤니케이션(SK컴즈) 등 포털업계는 올 한해 모바일 대응에 주력했다. 이에 모바일 관련 서비스의 출시와 기존 서비스의 개편이 이어졌고 모바일 체제 전환을 위한 인원 재배치, 희망퇴직 등의 조직개편이 진행되는 등 업체들이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NHN은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올 초부터 위기론을 설파하면서 중간관리자를 줄이고 인원을 재배치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흥행 중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에는 핵심 인재를 투입하고 지난 7월 콘텐츠 유통 플랫폼 ‘N스토어’에 이어 8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BAND)’ 등을 연이어 론칭하는 등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다음 역시 모바일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모바일과 소셜, 게임 등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유선웹에서의 경쟁력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기는데 분주하다. 이에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과 게임 플랫폼 ‘다음모바게’, 광고 플랫폼 ‘아담’, 커뮤니티 서비스 ‘캠프’ 등을 선보이고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포털업계 만년 2인자의 이미지는 더욱 확고해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SK컴즈는 올 한해 뼈아팠다. 지난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온 것. 이에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대표 직속의 전략 그룹을 신설하는 등 모바일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핵심 서비스인 싸이월드 3.0으로 모바일 시장 대응에 나섰으나 지난 3분기 적자폭이 확대됐다. 경영위기 타개를 위한 SK컴즈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야후코리아·파란닷컴 역사 속으로=올해는 한때 국내 포털 최강자였던 야후코리아가 철수하고 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일서비스로 유명했던 파란닷컴이 문을 닫는 등 포털업계의 지형이 재편된 시기였다. 이는 모바일 시대가 본격 개화되면서 여기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야후코리아의 철수는 지난 1997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15년 만에 이뤄졌다. 오는 31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2000년 초반까지 업계 선두를 지키다 토종 포털들에 밀렸다. 야후코리아 매출의 상당액을 차지한 검색광고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마저 NHN 등과 재계약에 실패하자 야후 본사의 지사 철수 결정에까지 이르게 된다.

지난 7월엔 KTH의 파란닷컴이 문을 닫았다. 파란닷컴은 지난 2004년 한미르와 하이텔, 메가패스 등의 회원을 통합해 첫 걸음을 뗐으며 5대 포털사이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파란닷컴은 한때 주목을 받았던 메일 서비스 외 수년간 여타 업체에 비해 눈에 띄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고 트렌드 대응에도 뒤처지면서 사이트 폐쇄 직전엔 페이지뷰 점유율이 1%선에서 머물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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