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네이버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얼굴이다. 하루 1500만명이 네이버에 접속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인터넷의 얼굴은 시궁창이다. 뉴스캐스트 때문이다.
‘충격’ ‘경악’ ‘헉!’ 등 제목만 보면 엄청난 일이 벌어진 듯한 기사제목이 네이버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하루종일 배치돼 있다.
제목만 놓고보면 이렇게 충격적인 일(?)들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많이 일어나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다. 막상 기사를 클릭하면 아무 내용도 없다는 것, 그 자체가 충격이긴 하다.
대신 클릭한 독자들이 만나게 되는 건 뉴스가 아니라 낯뜨거운 광고들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들이 한 공간에 모여있는 뉴스캐스트를 통해 보게 되는 건 다양한 뉴스가 아니라 언론들이 스스로 발가벗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뉴스캐스트를 만든 시도 자체는 좋았다. 뉴스 트래픽을 각 언론사에 되돌려주고, 다양한 시각과 소재의 뉴스를 한 화면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네이버 측은 뉴스 편집으로 인한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그러나 기대와 다른 결론이 도출됐다. 언론사에게 트래픽은 마약과 같았다. 트래픽 맛을 본 언론들은 중독됐고, 탐욕으로 물들었다. 언론사로서의 체면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트래픽 낚시질에만 몰입했다. 언론들이 트래픽과 광고에만 몰두하다 보니 네이버와 언론이 청소년 유해매체가 돼버렸다.
문제는 개선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몇 차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언론사들은 이 대책에 맞서 낚시질을 지속할 대책을 금새 마련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언론사 홈페이지 톱 기사와 네이버 뉴스캐스트 톱 기사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정상적인 기사를 배치해 두고 네이버 뉴스캐스트에는 자극적인 기사로 편집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톱 뉴스를 이중으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했다. 홈페이지 제일 상단에 작은 글씨로 네이버 뉴스캐스트용 낚시 기사를 배치하고, 그 아래 정상적인 기사를 일반 헤드라인 기사처럼 배치한 것이다.
아마 네이버는 또 다른 대책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언론사 역시 이를 무마시킬 편법을 마련할 것이다. 이런식으로 간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것은 자명하다.
이젠 네이버도 인정할 때가 됐다. 뉴스캐스트는 실패했다. 이 모든 혼란을 해소하는 길은 뉴스캐스트를 없애는 것이다. 뉴스캐스트가 존재하는 한 언론사들의 트래픽 낚시질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마약을 먹으면서 끊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많은 언론의 매출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 1500만명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얼굴을 언제까지 이대로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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