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8개월 연속 이탈…LGU+ 상승세 지속·SKT 2개월 연속 증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7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은 그 어느 여름보다 뜨거웠다.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경쟁이 정점에 달한 탓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웃었다. KT는 8개월째 가입자를 잃었다. 8개월간 KT를 떠난 사람은 40만명에 육박한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이동전화 번호이동수는 모두 104만1078명이다. 전월대비 35.3% 증가했다. 지난 2004년 이동전화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7월 수치로 가장 높다. 올 들어도 최대다.
월간 번호이동자수가 10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2009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번호이동은 통신사간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구조다. 보조금이 중요한 변수다. 이 때문에 통신사 경쟁 척도로 본다. 최근 3년간 가장 치열했던 한 달이었던 셈이다. 통신 3사는 상반기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3분기 시장이 과열로 출발함에 따라 이들이 과연 하반기 마케팅비 사용을 자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번호이동 과열은 LTE 때문이다. 이동전화시장은 전체 가입자가 총인구수를 넘어선 상황이다. 신규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려면 기존 가입자를 전환시키던지 다른 통신사 가입자를 데려와야 한다. LTE는 기존 사용자보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가 높아 마케팅비를 많이 쓰더라도 이후 이익 기여도가 높다. 돈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달에도 KT는 고전했다. 작년 12월부터 8개월째 가입자 손실을 봤다. 8개월간 KT를 등진 사용자는 39만8854명에 달한다.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한 통신사가 이렇게 장기간 가입자를 잃은 일은 처음이다. KT는 7월 SK텔레콤에 3만1957명 LG유플러스에 3만7967명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사업자 KCT에 2239명을 내줘 총 7만2163명을 잃었다. 5월과 6월 다소 완화됐던 가입자 이탈 그래프가 다시 상승곡선으로 전환됐다.
승자는 여전히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1만7670명 ▲KT 3만7697명을 데려와 KCT로 간 765명을 더해도 총 5만4872명이 늘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에 가입자를 빼앗겼지만 KT에서 거둔 이익이 커 총 1만2527명 확대했다. SK텔레콤은 2개월 연속 가입자 확충에 성공했다. KCT는 ▲SK텔레콤 1760명 ▲KT 2239명 ▲LG유플러스 765명 등 총 4764명을 유치했다.
한편 8월도 번호이동 과열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업계는 진정을 얘기하고 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상황은 진정세로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신 3사 모두 실적 부담을 안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마케팅비를 많이 쓰면 연간 실적에도 문제가 생긴다. SK텔레콤은 LTE 보조금을 7월말부터 줄인 상태다. KT가 변수다. KT는 LTE 3위를 극복치 못하고 있다. 보조금도 소용없다. 어떤 카드를 꺼내냐에 따라 나머지 2개사의 움직임이 결정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태도도 주목된다. 6월 시장이 줄었던 것은 5월말부터 방통위가 과열 마케팅에 대한 경고를 통신사에게 보냈기 때문이었다. 7월 시장 폭발은 이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방통위 책임도 크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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