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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캐스트, 이대로는 안 된다”

- 언론·학계, 뉴스캐스트 변화 촉구에 한 목소리…NHN “언론사 의견 수렴할 것”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12일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정연우)와 NHN(대표 김상헌)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네이버의 현재 뉴스캐스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언론계와 학계 의견이 쏟아졌다. 기사의 선정성이나 클릭유도를 위한 낚시성 기사제목 등이 뉴스캐스트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질 낮은 기사에 대한 언론의 자기비판도 있었고 뉴스캐스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세미나 1부 발제를 맡은 이동훈 배재대 미디어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뉴스품질의 하락이 매체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가고 있다”며 “(뉴스캐스트의) 구조적인 문제의 한 현상이지 않나. 솔직하게 얘기해야 온라인뉴스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현 아이뉴스24 편집국 부장은 언론과 네이버의 공생을 주문했다.

김 부장은 “공생적인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언론사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네이버가 골치 아프겠지만 그렇게 (언론의) 참여의 폭을 넓히면서 책임도 강하게 부여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아 머니투데이 크리에이티브미디어 유닛장은 뉴스캐스트 구조 안에서 벌어지는 매체 간 경쟁을 언급했다.

서 유닛장은 “실시간 검색어 대응과 뉴스캐스트 편집에 10여명이 매달려 있다. 인턴기자까지 동원된다”며 “이런 낭비를 버려야 한다. 모두 다 알고 있으면서 방치해오지 않았나”고 현재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비판했다.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는 뉴스캐스트 변화를 위한 여러 대안들을 제시했다. 그는 2009년 미국 언론과 구글 간의 갈등이 지금 상황과 비슷하다며 당시 구글의 도입한 스포트라이트 시스템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 대표는 “구글은 스포트라이트를 마련해 탐사보도나 특종 깊이있는 오피니언을 오랫동안 노출해준다”며 “뉴스캐스트에 스포트라이트가 테마 중에 하나로 만들어져 더 나은 기사를 이 모듈안에서 생산 가능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포털의 개발인력과 외부의 좋은 기획자들이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뉴스챌린지 같은 행사를 만들어 뉴스지원플랫폼이나 오픈소스를 제공해 언론이 스스로 혁신이 가능하게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세미나 2부의 발제를 맡은 김동윤 대구대 교수는 “포털이 한국사회의 저널리즘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저널리즘은 공공성이 주어져야 한다. 이 책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공공성 있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밀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장은 “(뉴스캐스트) 제휴 언론사들이 강력한 모임을 만들어 모니터링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준다면 자정기능이 되지 않겠나”라며 의견을 제시했다.

최상국 슬로우뉴스 대표는 여타 패널들과 달리 뉴스캐스트 시스템 개선이 아닌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독창적인 시스템으로 높게 평가하는 반면 클릭유도를 위한 낚시성 제목의 기사를 양산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비판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최 대표는 “시장이 흘러가는 대로 두면 한국 언론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며 “무조건 (뉴스캐스트를)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네이버가 언론사의 눈치를 보면서 폐지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포털저널리즘하면 일단 저질, 낚시성부터 떠올리게 된다”며 “포털이 해결하지 않고서는 끊임없는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교수는 “향후 뉴스캐스트 결정은 네이버가 하겠지만 저질과 비윤리성 문제들을 통 크게 넘어서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뉴스캐스트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윤영찬 NHN 미디어서비스실장도 뉴스캐스트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을 표했다. 단 뉴스캐스트 방향은 확정된 것이 없으며 언론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윤 실장은 “언론사들끼리 트래픽을 가지고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등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뉴스캐스트의 방향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언론사들도 폐지 자체는 많이 반대하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생태계를 네이버가 마음대로 없앨 수 있느냐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이서 윤 실장은 “언론사 얘기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묘안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빌려서 쓰겠다”며 “언론사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할 수 있는 길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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