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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PI고도화 사업’ … 미묘한 관전포인트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최근 외환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PI(프로세스혁신)시스템인 G2G(Good to Great)의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아직 사업 규모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단계이지만 대개 PI 또는 후선업무집중화를 위한 BPR사업의 경우, 워크플로우및 이미징 솔루션을 포함해 네트워크 장비및 서버 등 다양한 종류의 IT장비가 적용되기 때문에 관련 IT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은행권의 업무 혁신이 주로 채널쪽,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PI사업은 다소 의외입니다. 

 

금융권의 PI시스템은 그 속성상 처리하는 업무가 새롭게 추가될 경우, 그에 따라 시스템이 확장됩니다. 외환은행의 PI시스템도 지난 2004년, 외환카드가 외환은행에 흡수되자 기존 은행업무에 카드 업무를 추가시키는 작업을 추가해야 했습니다.

 

물론 외환은행이 이번 PI사업을 새롭게 검토하는 이유중 하나는 새로운 업무가 추가됐다기 보다는 기존 PI시스템에 워크플로우 엔진 등을 공급했던 IBM 파일네트의 부담스러운(?) 유지보수료도 작용한 듯 보입니다.

 

◆IT업계의 관심, 'IBM 파일네트의 교체여부'=기존 외환은행의 PI시스템에는 과거 ECM(기업콘텐츠관리), BPM(업무프로세스관리)분야에서 명성이 높았던 파일네트의 솔루션이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10월, IBM이 본사 차원에서 파일네트를 인수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파일네트 솔루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공급사가 'IBM (파일네트)'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IBM은 금융권의 거센 반발을 무릎쓰고 최근 2~3년간 '실제 사용자수 조사' 등 금융권을 대상으로 자사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료를 인상하기위한 적극적인 압박에 나선 바 있고, 이는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아마도 이와 관련해서 IBM은 외환은행에 기존보다 높은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한국IBM 관계자는 "라이선스와 연계된 유지보수료율은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한국의 고객들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관련 IT업계는 향후 외환은행이 PI시스템 고도화를 본격 추진함에 있어 IBM (파일네트)이외의 전혀 다른 솔루션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익숙한 솔루션을 단순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물론 편안하겠지만 이미 'PI 고도화 사업'을 별도로 검토하는 것을 보면, 기존 솔루션을 완전히 배제하고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한편 IBM에게 외환은행은 정말로 국내에 몇 안남은 메인프레임 고객입니다. 물론 주전산시스템이 아니라 외환카드 시스템이긴합니다.  IBM은 메인프레임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료' 인상 이후 크게 눈에 띠지 않았던 솔루션들에 있어서도 국내 금융 고객사들의 저항에 하나 둘씩 노출되는 모습입니다.  I

 

◆은행권의 관심, '하나금융 변수'=한편 이처럼 대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IT업계의 반응과는 달리, 은행권의 관심은 PI 고도화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하나금융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외환은행의 PI 전략 변화 가능성에 맞춰져 있습니다.

 

PI는 은행이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을 먼저 분명해게 정의해야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프로젝트 입니다.

 

이는 곧 외환은행의 PI프로젝트는 이제부터 하나금융지주회사 차원에서 고민해봐야할 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외환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의 설정은 향후 하나은행과의 통합까지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것입니다. 하나은행도 BPR시스템을 가동한지는 오래됐습니다.

 

두 은행간의 업무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의 차별화됐는지는 당장 자세하게 비교하기가 힘들지만 결국 언젠가는 두 은행의 업무 처리 프로세스의 통합을 이뤄져야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뿐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월,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시키면서 향후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금액이 투입되는 외환은행 PI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최소 몇년후의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은행권의 IT통합 사례에서 봤을때 통합 대상 은행들간의 IT사업은 그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IT사업 하나 하나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과잉이고, IT실무자들의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한편 외환은행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간의 업무 협력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이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추진해왔던 '카드 가맹점 공동이용 태스크포스 IT부문 통합'을 완료하고 양사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4일부터 시작되는 카드 가맹점 공동이용으로 하나SK카드 고객들은 전국 약 220만개에 이르는 외환은행 카드 가맹점에서 하나SK카드를 외환카드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게됐고, 이 작업을 통해 하나SK카드는 신규 가맹점 모집비용절감 등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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