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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통신사 공멸을 원하는 것인가

- m-VoIP 전면허용, 산업 위기 불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뜨거운 감자다.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와 제한을 둬야 한다는 논리가 부닥치고고 있다. 통신사는 당연히 제한을 둬야 한다는 쪽이다. m-VoIP은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망중립성과는 또 다른 사안이다.

통신사 주장에 사용자는 냉담하다. ‘통신비는 비싸다’와 ‘통신사 주장은 믿을 수 없다’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논리적인 설득도 쉽지 않은데 감정적 불만까지 겹쳐 얽힌 실타래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통신사 쪽에서는 ‘어느 한 곳이 망해야 우리 말을 들어줄 것’이라는 푸념까지 나온다.

이 와중에 적전분열까지 일어났다. LG유플러스가 m-VoIP을 전면 허용했다. 마케팅 우위에 서기 위해 업계 공멸 카드를 꺼낸 셈이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도 이번 발표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제 더 가입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모바일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 것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도 다 국내 유무선 통신망이 잘돼 있어서다. 통신망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가입자도,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하는 업체들도 이를 공짜로 쓰기를 바란다. 합리적이지 않다. 이러려면 통신망을 세금으로 관리하는 것이 옳다. 아니면 공중전화처럼 중요 서비스로 지정해 관련 업계가 십시일반 수익을 보전하는 시스템이라도 갖춰야 한다.

어느 업종이나 이익이 낮아지면 투자가 줄어든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품질은 떨어진다. 유럽 통신사가 그렇다. 유럽은 일부 통신사가 롱텀에볼루션(LTE) 첫 단추를 꿰었지만 확산 시기는 종잡을 수 없다. 국내처럼 산간벽지까지 휴대폰을 쓸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전 세계에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금인하나 무료 사용을 주장하려면 향후 네트워크 품질 저하도 감수할 수 있는 의향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현재 통신비는 분명 거품이 있다. 이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품이 존재한다고 판을 깨는 것은 옳지 않다. 통신사가 공멸하면 네트워크 기반 사업도 이를 통해 혜택을 누리던 사용자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울 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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