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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할 수 있는건 무엇이든”… 거대 데이터센터의 철저한 그린 전략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SK C&C의 대덕 데이터센터(IDC)는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있다. 대전의 SK대덕연구단지내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대덕데이터센터 4층 전산실로 올라가자 HP의 초대형 유닉스 서버인 ‘슈퍼돔’ 수십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SK텔레콤의 영업관리시스템 등 주요 업무를 처리하는 서버들이다. 이 시스템들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SK텔레콤 대리점의 업무가 당장 차질을 빚게 된다.


특히 전산실 바닥에는 알파벳과 숫자가 새겨서 각 시스템를 좌표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장비에 문제에 발생했는지 즉각 파악하고 조치하기 위해서다.


현재 SK텔레콤은 물론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메트라이프, 사이버외대 등 23개 기업이 SK C&C의 대덕 데이터센터를 메인센터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자동차가 자사의 재해복구(DR) 시스템을 대덕 센터로 옮기기도 했다.

SK C&C 대덕데이터센터의 역사는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어져 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11년 전에 지어졌던 데이터센터 치고는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2721여대 서버, 4349TB 스토리지 운영…‘CCC’ 통해 3개 IDC 관제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면적 1만 4500평방미터(약 4400평 규모)에 이르는 대덕 데이터센터에는 총 2721대의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 2~4층까지가 전산실이다. 유닉스 서버가 732대, NT서버가 1598대, 리눅스 서버가 391대에 달한다. 다양한 업체의 제품이다. 스토리지 역시 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등의 시스템에서 운영하는 용량이 4349테라바이트(TB)나 된다. 사용 중인 상용 소프트웨어 카피 수는 9100개다.

보안을 위해 총 37대의 CCTV가 작동 중이며, 카드출입시스템만 55대가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정전 시에도 자체 배터리로 30분간 전력 공급이 자동으로 이뤄질 UPS 이외에도 1600kwh 출력의 비상발전기 4대를 구비해 놓고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전체를 관제하는‘커맨드 콘트롤 센터(CCC)’를 통해 대덕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서울 보라매와 일산 데이터센터까지 통제가 가능하다.

한편 지난 2009년부터는 그린 데이터센터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에서 보면 '그린'은 단순히 상징적인 화두에 머물지 않는다. 실제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짜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 동원된다.

SK C&C IT인프라서비스 담당 장명훈 과장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인 70억원 중 30억원 이상이 전기요금으로 빠져나갔다”며 “이 때문에 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재배치‧기화식 가습기‧배터리측정시스템 도입해 연간 3.6억원 절감

우선 3년 전부터 서버 뒷면의 뜨거운 공기가 나오는 부분(핫존)과 이를 식히기 위해 항온항습기로부터 나오는 차가운 공기(쿨존)으로 구분하기 위한 장비배치 최적화를 진행했다. 장비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한곳으로 모아서 빼고 냉기를 통로 전면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가습기 또한 기존의 가열방식의 가습기 대신 젖은 필터에 공기가 통과하며 물을 증발시키는 기화식 가습기를 도입해 항습 비용을 대폭 낮췄다. 이는 국내 한 중소기업의 ‘에코크랙’이라는 제품을 통해 가능했다. 장 과장은 “올해 이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PS의 배터리 셀 하나당 센서를 부착해 자체 제작한 ‘배터리측정시스템(BVS)’을 활용해 배터리 교체 주기도 2~3년 정도 늘렸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연간 약 3억 6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에 따라 전력효율지수(PUE)도 1.6을 달성했다. 이 수치는 국내 IDC 중 최상위에 속한다.

◆올해 에너지절감솔루션 및 태양광 설비 완료 등 ‘그린’ 가속화

올해도 이러한 SK C&C의 그린 데이터센터 추진 계획은 계속된다. 우선 유닉스 장비를 대상으로 CPU의 클럭스피드를 조정해 전력 사용량을 아끼는 ‘에너지 세이빙 솔루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서버 사용 빈도가 낮은 특정 시간대에 CPU 클록 스피드를 낮춰서, 장비당 전력 소모량의 약 8~13% 가량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를 위한 기술검증(PoC)를 진행 중이며, 5월 말까지 도입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한 차가운 공기를 가둬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콜드존(Cold Zone) 컨테인먼트 설비 및 핫존과 콜드존을 분리하는 이동식 분리대, 실외기 주변에 물 분무헤드 설치 등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오는 6월까지 태양광 설비 도입을 완료할 방침이다. 전등 및 전열 부하를 위한 태양광 설비다. 이같은 그린화 추진 방안을 통해 SK C&C는 약 3억 1500만원 이상의 전기료를 추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명훈 과장은“PUE 수치를 기존 1.6 이하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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