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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식사도 얻어먹지 말라”… 삼성전자, 임직원 부정행위 기준 강화

- 삼성테크윈 부정행위 발각 이후… 뭐가 달라졌나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협력사 대표에게 와인 3병을 선물 받은 삼성전자 A부사장은 부하 직원을 시켜 감사팀에 문의 전화를 넣었다.

최근 강화된 임직원 부정행위 징계 기준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어떠한 선물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감사팀은 “인사팀에 얘기하고 무조건 돌려보내라”고 답변했고 A부사장은 마음만 받겠다며 와인 3병을 다시 협력사로 돌려보냈다.

21일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부정행위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불거진 삼성테크윈의 내부비리 사건을 계기로 이건희 회장이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보인 이후 일어난 변화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부정행위를 한 임직원에게는 그 정도에 따라 직급 혹은 호봉을 떨어뜨리거나 월급을 깎는 등 징계를 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질러도 해고를 당할 수 있을 만큼 기준이 강화됐다는 점을 감사팀을 통해 임직원에게 알리고 있다.

우선 협력사 임직원과 식사를 할 경우 식대는 삼성 측에서 내는 것이 원칙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밥 얻어먹지 말라’고 권고는 했으나 상대방이 고집을 부려 구태여 밥값을 치를 경우 2~3만원 금액 내에서라면 용납되는 문화가 있었다.

각종 경조사시 협력사 임직원으로부터 10만원 한도 내에서 받을 수 있었던 부조금도 일체 받으면 안 되도록 기준이 강화됐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시즌에는 과일이나 갈비세트 같은 선물도 받으면 안 된다.

부득이하게 부조금이나 선물을 받았다면 즉시 인사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되돌려 보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고 이후 발각될 경우 금품 혹은 선물수수로 징계를 받는다.

협력사가 공개채용을 실시할 때 친인척 및 지인 채용을 청탁하거나,
영업 실무자가 경쟁사와 담합 행위를 한 것이 적발된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해고 조치하기로 했다.

기밀 정보 및 인력 유출에 관한 기준도 강화됐다.

회사의 승인 없이 자문 역할이나 대학 강연을 하는 것은 일체 금지된다. 업무와 관련된 부업을 하게 될 경우 회사의 중요한 기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헤드헌터로부터 부하직원의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 평판 조회)를 받게 된다면 질문에 답변하지 말고 ‘인사팀에 연락하십시오’라고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력유출’에 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감사팀 관계자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업무와 자원을 이용하고, 이 때문에 회사에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부정으로 간주한다”며 “작년 말부터 보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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