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 헬스케어 IT 시장을 두고 IT서비스 및 통신업체, 금융권 등 다양한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그동안 모바일 헬스케어 등 새로운 기술에 의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산업측면에선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헬스케어와 IT의 결합이 이뤄내는 확산력에는 업계가 모두 동의하지만 법과 규제에 가로막혀 시장 확대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부 환경의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SK텔레콤 등 대기업이 헬스케어 시장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헬스케어 업계가 정부에 대한 협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이다.
IT서비스업체들도 국내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부서를 전진 배치하거나 신규 조직을 만드는 등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코오롱아이넷 등 중견 IT서비스업체를 비롯해 SK C&C, LG CNS 등 헬스케어 서비스에 한 번씩 도전했던 기업들이 조직을 재정비 하고 있다.
최근 한-EU FTA가 체결되면서 유럽 시장 개척의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국내 헬스케어 IT기술에 대한 해외시장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사회복지망이 잘 갖춰진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국내 헬스케어 IT기술에 대한 정보습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IT서비스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헬스케어 IT 시장은 대기업의 연이은 참여로 그동안의 영세성을 벗어나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병원 내 진단시스템의 IT고도화가 꾸준하게 이어졌다면 이제는 가정 및 대외 서비스를 위한 헬스케어 IT 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뜻이다.
IT서비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헬스케어에 대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IT인프라가 좋은 국내에서의 레퍼런스 확보가 중요하다”며 “우선 레퍼런스 확보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확대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도 헬스케어 IT를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업체가 헬스케어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스마트폰이라는 고성능 휴대용 컴퓨팅 기기 덕에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KAIST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용 개인기기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정전기방식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생체분자를 검출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의료서비스 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IPTV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와 IC카드와 인터넷 전화를 통해 결제업무까지 가능한 헬스케어 서비스 모델이 검증단계를 거치고 있다.
헬스케어를 위한 주변 인프라 서비스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1:1 주치의 병원과 소통하고 실시간 응대를 받으며 병원은 기존 고객의 관리가 가능한 ‘하나N닥터큐브’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했다.
또 지식경제부가 국내 중견 헬스케어 업체와 협력을 맺고 기술 개발 및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나서는 등 올해가 헬스케어 IT 사업이 확대될 수 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까지 헬스케어 IT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법 제도 개선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2년 10대 희망요인’에서 의료산업에 대해 법·제도적인 장벽을 사전에 제거해 의료산업의 발전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의 목소리도 한결같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인정보보호법이 굉장히 엄격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환자진료를 하는 것 등이 원천적으로 봉쇄돼있다”며 “이같은 규제를 풀기 위해 정부차원의 전담기구 마련 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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