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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대 장롱폰, 햇볕보나…SKT 앞장, ‘중고폰=알뜰폰’시대 온다

- SKT T에코폰 ‘앞장’…중고폰 재활용 내년 본격화 전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중고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통신시장에서 한해 판매되는 휴대폰 수는 2000~2500만대다. 작년 버려진 폰은 1840만여대다. 이 중 200~300만대만 재활용 됐다.

국내 사용자의 휴대폰 교체주기는 26.9개월이다. 일본 46.3개월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서도 짧다. 특히 최신폰 선호가 강해 중고폰 재활용율이 낮다. 또 통신사가 새 단말기에 요금할인 등 마케팅을 집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고폰을 반납해도 별다른 혜택을 주지 않았다. 중고폰을 사고 파는 일도 쉽지 않다. 개인간 거래 신뢰도 문제 탓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은 PC처럼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사용자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지울 수 있다. 해가 지나도 복잡한 앱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인터넷 등 기본적인 기능은 그대로 쓸 수 있다.

통신사도 관심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이 먼저 치고 나왔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T에코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T에코폰은 자리를 잡았다. 제도 시작 당시(7월) 한 달 150대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12월 기준 1만5000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SK텔레콤은 내년에는 20~30만대 휴대폰을 T에코폰으로 재활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에코폰은 전문 감정사가 감정 후 SK텔레콤이 감정가를 주고 제품을 매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말기 가격은 ▲침수 및 내부부식여부 ▲음성통화품질 ▲데이터성능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상태 등 20여 가지의 테스트를 거쳐 총 6단계(New, A+, A, B+, B, C)로 품질을 판정하고 등급별로 시세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다. 시세는 출고가와 사용 시기에 따른 감가상각, 등급, 선호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사용자는 무조건 반납하면 3~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에서 5~30만원으로 보상액이 뛰었다. 중고 거래는 매입한 휴대폰을 SK텔레콤이 다른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중고폰을 사는 사람도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매입한 휴대폰을 중고폰으로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수출, 소외 계측 기부 등에 이용하고 있다. 중고 PC 활용법과 유사하다.

SK텔레콤은 ‘중고폰=고물 한물간 폰’이라는 인식 대신 ‘중고폰=알뜰폰 친환경폰’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작업도 착수했다. 중고폰 인식이 바뀌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생각이다. 통신사 마케팅 비용 감소와 환경보호, 자원 재활용 등 사회적 비용 절약은 부가 이익이다.

KT도 지난 7월 ‘그린폰’이라는 중고폰 재활용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9월부터 시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일선 매장에서는 고객들에게 무조건 반납을 종용했다. 기자가 ‘아이폰4S’ 가격 문의를 위해 방문한 서울 지역 10여개 대리점과 판매점 모두 그린폰 제도 소개 없이 무조건 반납을 요구했다. LG유플러스는 중고폰 재활용 프로그램이 없다.

한편 이동통신 재판매(MVNO) CJ헬로비전은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만으로도 이동통신에 가입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휴대폰은 기존에 있던 것을 활용하면 된다.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반값이다. 통신 3사도 오는 5월경 관련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고폰 재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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