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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휴대폰 제조사, 유통시장 혼탁 책임공방

- KT “소비자 차별 주요 원인…공개시 출고가 인하에 도움”
- 제조사 “마케팅전략 제한 문제…요금인하 책임 돌리는 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윤상호기자] KT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의 보조금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제조사 보조금 때문에 해외와 국내에서의 단말기 가격이 차이가 날 뿐 아니라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고객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하지만 휴대폰 제조사들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다른 불공정 사례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단말기별 제조사 보조금 공개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KT는 28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정가격 표시(Fair Price)제도. 그린폰 도입 등 휴대폰 유통시장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진입, 선진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유통시장은 20년동안 바뀐 것이 없다”며 “KT가 유통시장 선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표 사장은 휴대폰 유통시장이 혼탁해진 가장 큰 이유로 휴대폰 제조사의 보조금을 지목했다. 이통사의 보조금은 투명한 구조로,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개념이지만 제조사 보조금은 유통점에게 들어가 소비자 차별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제조사 장려금은 대리점으로 들어가는데 얼마가 들어가는지 알 수 없는 구조”라며 “매장마다, 시기결로 휴대폰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표 사장은 “이런 유통구조에서는 기변보다는 신규고객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해지율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KT는 휴대폰 제조사의 장려금을 단말기별로 매장에 공개하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말기 출고가격을 낮추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제조사 보조금을 고지할 경우 판매점 등에서 고객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았다.

표 사장은 “영국에서 50만원인 휴대폰이 한국에서는 80만원이다”며 “그 차이는 바로 제조사 장려금의 차이로 발생하기 때문에 KT는 제조사 장려금을 0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은 부정적이다. 이통사간 과열경쟁 책임을 이제와서 휴대폰 제조사에게만 돌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별 휴대폰 가격이 다른 것 역시 유통구조의 차이, 휴대폰 스펙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주도하는 이동통신 유통시장에서 제조사 핑계를 대는 것은 비겁한 것 아니냐”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좋지만 판매 장려금도 물건, 시기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와 통신비 인하 이슈 책임을 제조사에게 덤터기 씌우는 것”이라며 “제조사는 대리점에 직접 보조금을 뿌리지 않는데 왜 제조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도 “출고가격을 내리면 사용자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통신사들의 요금구조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시스템에서 소비자에게 큰 이득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말은 그럴싸하지만 당장 휴대폰 판매가격이 올라갔다”며 “결국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려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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