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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HD방송 중단…방통위 “지상파 협상태도 문제”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11-30 14:09:16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상파 사장들의 협상력이 이런식이면 안된다.”
“무너져가는 케이블에 60억원 더 받겠다고 국민을 볼모로 삼아서야 되겠는가.”
“MBC 사장의 무능력, 무책임한 협상이 문제를 확대했다.”
“유럽에서는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 확보는 확실히 보장하고 있다. 재송신 대가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케이블TV 방송사들의 지상파(KBS2, MBC, SBS)의 HD방송 송출 중단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시청자를 볼모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송사업자들의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방통위는 방송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이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한 지상파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HD방송 송출중단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을 청취하기로 의결했다. 가장 빠른 시일내에 양측 대표자를 불러 방송 송출 중단과 관련한 자초지종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협상 깬 지상파 방송사 책임 크다=이날 상임위원들은 협상에 불성실하게 나온 지상파들을 성토했다.
24일 구두상으로 합의해놓고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 지금의 사태가 왔다는 것이다.
김충식 위원은 “경쟁력을 경쟁력답게 높일 생각은 안하고 매출 2조5000억원의 지상파3사가 각각 60억원 더 받겠다고 국민을 볼모로 삼아야 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상파 사장들의 협상력이 이런식이어서는 안된다”며 “합의를 했으면 관철시키던지, 잠정 타결이면 노조 등 묶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뒤집어 다 깨는 것은 안된다”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 역시 “60억원 정도의 다른 견해를 갖고 시청자를 볼모로 삼고 싸움을 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라며 “김재철 사장(지상파 협상 대표자)의 무능력, 무책임한 협상이 문제를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홍성규 위원은 유럽의 사례를 들어 보편적 시청권 확보차원에서 지상파가 돈을 받고 재송신을 허용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홍 위원은 “우리의 방송시스템이 유럽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대부분 보편적 시청권은 확실히 보장하고 저작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상파는 난시청은 해결하려는 생각도 안하고 권리만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시청자에게 불편 책임 묻겠다=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책임추궁이 많았지만 케이블TV 역시 시청자에게 큰 불편을 끼친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CJ헬로비전의 경우 법원으로 부터 재송신 금지 당사자인 만큼 재송신 중단이 이해가 될 수 있지만 나머지 MSO들의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시청자의 이익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김충식 위원은 “저작권료가 문제가 됐다면 케이블TV 역시 오래전부터 문제해결할 각오를 했어야 한다”며 “요금을 내는 시청자를 제쳐놓고 송출을 중단한 만큼, 이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양문석 위원 역시 “방송시청 부분에 있어 정파나 이데올로기도 없어야 한다”며 “그런데 사업자 이해다툼으로 싸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부위원장도 “케이블은 지상파 문제를 활용해 위성방송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경쟁우위를 누려왔느냐”며 “이제와 문제가 있다고 공적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말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시청자의 권익이 최고의 가치”라며 “과정과 상관없이 시청자 이익을 팽개치고 업자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지상파3사 및 MSO 대표들로부터 의견을 청취받고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방통위 사무국은 상임위원회에 케이블TV 및 지상파 방송사에게 시정명령안을 보고했다. 케이블의 경우 HD방송 송출을 즉시 재개하고, 재송신 협상을 조기에 타결할 것을 주문했다.
지상파에게는 방송중단의 주체가 아니지만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중단이 된 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았다. 이에 방통위는 케이블과 마찬가지로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고, HD방송 직접수신 확대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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