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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분석] 재난안전무선통신망 잡음 왜?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11-11 14:45:41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최근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 시끄럽습니다.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다, 독점이 우려된다, 예산낭비다, 법위반 소지가 있다 등등 많기도 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사업에서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까요.
재난안전망의 현재 진행상황, 그리고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분석해 봅니다.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란?
재 난안전망은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를 계기로 추진된 사업입니다. 처음 추진될 당시에는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습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이사업은 2005~2006년까지 숨가쁘게 진행이 됩니다. 사용할 기관을 선정하고, 정보화전략계획도 수립됩니다.
하지만 2008년 감사원으로부터 사업추진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좌초하게 됩니다. 독점, 예산낭비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었습니다.
2009 년 KDI에서도 사업재조사 결과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받았고, 사업은 무기한 보류가 됩니다. 이후 사업명칭을 재난안전무선통신망으로 변경하고 지난해 행안부가 필수기관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며 다시 사업은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테트라·와이브로 적합 판정
그 렇게 다시 시작된 재난망 사업은 올해 들어 기술방식 모집공고, 참여업체 제안서 접수, NIA의 기술검증 시행 및 결과 발표를 거치며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기술검증결과 테트라(TETRA)와 와이브로(WiBro)가 선정이 됐습니다. 가장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던 아이덴(iDEN)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은 바로 이부분입니다.
과거 사업이 좌초됐던 이유는 행안부, 소방방재청 등이 테트라를 채택하려 했지만 이기종간에 장비연동이 안되는 독점문제 발생에 사업비용도 높게 나온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독점문제 해소, 예비타당성을 만족시키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테트라와 함께 와이브로가 적합판정을 받으면서 독점문제는 해소가 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없어보입니다.
◆와이브로 들러리 신세 전락할까
와이브로의 문제는 바로 이렇습니다. 기술평가를 진행한 NIA는 전제조건으로 "700MHz 주파수 할당을 통한 자가망 구축"을 제시했습니다.
700MHz 주파수는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생기는 여유대역입니다. 폭이 108MHz로 여유가 있어보입니다만 국제표준, 주파수 특성상 여기저기 나눠줄 수 있는 형편은 안됩니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700MHz를 나눠달라고 방통위에 요청하고 있고, 통신사업자들은 당연히 무선용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표준을 감안할 때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관련기사> 방송용? 통신용?…700MHz 주파수 불활실성 해소해야
<관련기사> DTV 여유대역 700MHz, 해외에선 이렇게 쓴다
이 쪽, 저쪽에 주파수를 나눠줄 경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자칫 고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방통위는 이번 재난망 사업에 700MHz 주파수를 할당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이 부분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와이브로가 채택된 것은 사실상 테트라를 채택하기 위해 들러리를 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덴 탈락 어떻게 봐야 할까
또 하나 잡음의 진원지 중 한 곳은 아이덴 진영인 KT파워텔입니다.
KT파워텔은 이번 사업에서 유일하게 상용망인 아이덴기술로 제안했습니다. 택시 등 물류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디지털TRS가 바로 아이덴 기술로 구현된 것입니다.
이 미 전국망이 구축돼 있다보니 비용은 테트라, 와이브로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경제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NIA는 테트라의 경우 9025억원, 와이브로 1조2427억원, 혼합망 1조1107억원이 들 것으로 분석한 반면, 아이덴은 495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렇게 경제성이 월등한 아이덴은 왜 탈락했을까요.
이에 대해 NIA는 단말기 중계기능 등 일부 필수기능이 지원이 되지 않고 비표준기술, 독점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KT파워텔은 이미 TRS 전국사업자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를 받아 전국망을 구축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재난망 구성에 부적합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직접통화/단말기중계 기능 역시 당초 둘 중 하나만 구현되면 된다는 설명에서 NIA가 말을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휴대용 중계기를 통해 기능구현을 했고 시연자료까지 채증했는데 이 기능 항목 하나만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 의견은?
그럼 전문가 및 다른 연구기관 등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요.
전반적으로 독점문제를 해소하고, 경제성을 확보하고, 제도적인 문제도 해결하는 방안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올해 초 국회 입법조사처는 상용망, 즉 아이덴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기관별로 운영 중인 통신망을 연동하는 것이 업무효율성 및 비용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라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진 난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박대해, 진영, 김을동 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정부가 직접 새로운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것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니 기존 통신망의 연동을 통해 구축하는 것이 예산절감 및 효율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10일 국회에서 열렸던 관련 토론회에서도 주제발표를 맡은 배성훈 한양대 BIS Lab 박사 역시, 경제성, 기술종속성 해소, 제도적 문제 해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통위 역시 정부차원의 전국 자가망 구축보다는 기존의 상용망 활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파수 할당은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말이죠.
전반적으로 상용망 활용, 독점문제 해소, 경제성 확보 등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인명,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사업을 무조건 경제적인 논리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경 제성과 무관하게 국민의 혈세를 펑펑 사용할 수 있는 상황 역시 아닙니다. 하지만 대안이 충분하다면, 대안을 고려하는 것 역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안부 역시 가장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방안을 찾는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채수웅 기자 블로그 = 방송통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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