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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통신망 기술평가…사업자간 힘겨루기 시작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연내 재난안전통신망 통신기술방식 선정에 있어 공정하고 투명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사업자에 대한 배려 의혹부터, 이번에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방식 평가가 장비·단말기의 성능시험(Benchmarking Test, BMT)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리노스, KT, KT파워텔, KT네트웍스, SK텔레콤 등 5개 사업자들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 소방방재청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재난안전통신망 기술검증 공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정부의 재난안전통신망 기술검증 추진현황과 관련해 예비 사업자들과 전문가 집단, 실사용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테트라(TETRA)와 아이덴(iDEN), 와이브로(WiBro) 등 단일기술방식과 와이브로, 테트라 및 CDMA를 융합한 복합기술방식 등 4종의 기술에 대해 SK텔레콤, KT, 리노스, KT파워텔, KT네트웍스 등 5개 업체가 경합을 펼치고 있다.

◆정부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진행"…잡음은 왜?=재난안전망 기술검증을 맡은 정부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유독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 말은 그 만큼, 이번 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업자들이 필수 통신기능과 기술평가 방식 시스템 및 단말기 테스트와 관련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아이덴의 KT파워텔은 필수 통신기능, 주변청취기능, 영상통화 및 데이터 전송 등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했다.

김학곤 KT파워텔 실장은 "각 기능의 목적달성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다양한 형태로 기능 구현이 가능하고 현장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융합망을 제안한 SK텔레콤의 양동식 부장은 "이번 기술검증이 장비 BMT인지 혼란스럽다"며 "특정 회사의 장비의 기술지원 여부보다는 기술에 대한 검증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들 사업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미 국내에서 경찰 등이 테트라 기반의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점이 테트라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에서 기인됐다. 필수 기능의 대부분과 용어 자체가 테트라에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테트라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테트라를 제안한 리노스의 김의식 이사는 "마치 모든 스펙을 오픈하고 기능을 하향평준화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하는데 가격 뿐 아니라 기술, 유지보수 등의 능력도 같이 평가돼야 한다"며 "어떤 방식이 결정되더라도 이번에는 지연 없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협회 김영화  팀장도 "특정 회사를 타깃으로 해서 장소나 단말기 등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 제안사들이 갖고 있는 기술들을 다 보여주고 동일하게 검증해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진화하는 통신기술…재난통신망 호환성 확보 필요=이날 사용자층과 외부 전문가들은 실제 재난망 구축이 2~3년 후에나 가능한 만큼, 다양한 기술 수용을 주문했다.

김원호 공주대 교수는 "과거 재난통신망 사업이 지연된 것은 상호운용성, 경제성 확보가 곤란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기존 통신망과의 연동이 매우 중요한 만큼, 망연동을 위한 테스트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소방방재청의 정안식 팀장도 "시설구축 사업이 3~4년 이후에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기술 수준으로만 운용하다 보면 미래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아쉬울 수 있다"며 "기존 통신망과의 호환성 검증 부분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해선 공군본부 중령은 "보안이나 시스템간 연동성이 중요하다"며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 등 시스템 통합시에 따르는 비용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기술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와이브로를 제안한 KT의 김주섭 부장은 "3년 후에 실제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기술에 대한 배려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국내 기술이 커져가는 것을 반영해주고 시간을 갖고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동식 SKT 부장도 "최근 나오는 기술은 복합기술이 많다"며 "백업에 대한 이중화, 각 기술의 장단점을 활용해 융합한다면 효과적으로 기술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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