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업계 2, 3위의 토마토(경기), 제일(서울) 등 대형 저축은행을 포함해 7개의 부실한 저축은행들이 지난 휴일 전격적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BIS 비율까지 속이고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광고했지만 결국 뒤통수를 맞았다’는 고객들의 분노가 TV를 가득 채운다.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들이 45일간 증자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만약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제3자 매각 또는 예금보험공사 소유한 가교저축은행으로 자산이 이전되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수순을 밟게된다.
한편으론 최근 이러한 일련의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보면서 심한‘무력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기업에 있어, 금융회사에 있어 과연 IT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실제로도 과거 금융권 구조조정의 역사에서 보면‘IT 투자와 금융회사의 경쟁력 증대’는 함수적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금융회사가 IT투자를 많이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건전성, 안정성, 시장영향력의 확대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IT의 경쟁력이 훨씬 더 좋은 금융회사가 M&A과정에서 IT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금융회사에게 통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금융회사는 ‘차세대 전산시스템’프로젝트에 앞서, 시스템이 개발되면 업무 프로세스 효율성이 엄청난 수준으로 확보되고, 업무 생산성이 올라가고, 또한 시장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프로젝트의 추진 명분일뿐이고 기대다. 아무리 좋은 IT인프라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운영의 문제, 나아가 '사람의 문제'로 귀결된다.
약간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금융회사 경영진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도 실제로는 기존 시스템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무늬만 차세대 시스템'인 경우도 실제로는 부지기수다.
지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축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규모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지만 저축은행들도 수년전부터 일반 시중은행들처럼 나름대로 차세대 전산시스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번에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일부 대형 저축은행도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 혁신, 종합 리스관리시스템, 심지어 IFRS(국제회계기준) 시스템까지 갖췄다. 예를 들어 리스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과연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 SI(시스템통합)업체 관계자가 전한 내용은 조금은 충격적이다.
이 관계자는 "물론 2금융권 일부에 국한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할 때 발주처측에서 FM대로(원칙대로) 구축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다보면 (금융 관렵 법규 등)규정에 어긋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그런 것도 차세대 시스템상에서 드러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그같은 요구를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러한 사용자의 마인드가 존재하는 한 IT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오히려 IT가 범죄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IT가 모든 것을 올바르고 효율적인 길로 인도할 것'이라는 믿음은 사실 너무 과도한 것일 지 모른다.
물론 이것이 'IT투자의 무용론'으로 잘못 받아들여지면 곤란하다. 앞서 말한대로 IT투자는 필요하지만 그 효과는 그 자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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