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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이리버의 변신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만년 적자 꼬리표가 붙은 아이리버가 변신하고 있다. 시장성 없는 MP3·PMP 사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19일 아이리버는 LG유플러스를 통해 50만원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선보였다. 스마트폰도 내놓겠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구글과 협력해 전자책 사업을 펼치겠다는 발표도 했다.

관련 업자들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중소업체가 글로벌 대기업들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이리버의 이 같은 변신은 의미가 있다. 주변 경쟁 업체들은 직원들에게 비전 제시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업자는 “통신 업체가 물건을 사줬다는 것 자체는 아이리버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아이리버의 한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회사 분위기가 매우 침체돼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신제품 론칭하고 굵직한 발표도 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축포를 터뜨리면 안된다. 아이리버가 진입한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구매·생산·마케팅 부문에서 아이리버가 이들 기업보다 잘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브랜드 인지도 떨어지는 업체가 싼 값에 비슷한 제품을 팔면 그야말로 싸구려 취급 당할 수 밖에 없다. 아이리버는 나름 10대를 겨냥해 교육용 태블릿이라는 컨셉을 내세웠지만 이것으로는 차별화가 안 된다.

문영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디퍼런트라는 저서에서 “진정한 차별화란 새로운 생각의 틀이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라고 했다. 아이리버가 풀어야 할 숙제도 바로 이것이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잘 했던 것들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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