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이제 델과의 전략적 관계는 마무리됐다고 생각합니다. 델이 스토리지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 사실상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왔다고 봅니다. 물론 EMC는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력을 통해 충분히 델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EMC 포럼 2011’ 참석을 위한 제레미 버튼 EMC 총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사진>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델과는 이제 전략적인 관계가 아닌 전술적인 관계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버튼 부사장의 발언은 사실상 스토리지 부문에서 델과의 파트너십이 종결됐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EMC와 델은 지난 2001년부터 약 10년간 스토리지 시장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델은 EMC로부터 중형급 스토리지인 클라릭스와 셀라라, 하이엔드 제품인 시메트릭스 등 여러 제품을 주문자 상표 생산 부착(OEM)으로 공급받았다.
특히 EMC 클라리온 제품군 매출의 30% 이상이 델을 통해 거둬들였던 만큼, 양사의 동맹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델이 iSCSI 스토리지 업체인 이퀄로직을 인수하면서부터 동맹은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델은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해 컴펠런트까지 인수하면서 EMC와의 협력보다는 자체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마련에 힘을 쏟는 행보를 보였다.
EMC 역시 최근 유나파이드 스토리지 제품군인 VNX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지만, 관련 제품에서 델과의 협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사의 파트너십은 곧 끝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버튼 부사장은 “델과는 로엔드(소형) 시장에서 VNXe와 아이실론 등의 제품과 경쟁하게 될 것이며, EMC의 많은 파트너들 역시 델이 더 이상의 전략적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며 “EMC는 관련 시장에서 파트너 기반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시켜 나갈 것이며 기술 수준은 델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MC와 델은 오는 2013년까지 정보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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