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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에 대한 델의 본심… 왜 ‘컴펠런트’ 를 인수했을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글로벌 IT업계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일은 스토리지 업체 ‘3PAR’ 인수전이다.

 

당시를 떠올리면 델의 뼈아픈 패배가 떠오른다. 필요한 용량만큼만 할당해주는 ‘씬 프로비저닝(Thin provisioning)’ 기능으로 유명한 3PAR 인수를 위해 델은 많은 역량을 투입했지만 결국 승자는 HP였다.

그런데 몇 달 후, 델은 또 다른 스토리지 업체인 ‘컴펠런트’ 인수를 추진했고, 지난달 드디어 인수에 대한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델은 무엇 때문에 컴펠런트를 인수했을까.

컴펠런트는 단순히 3PAR의 차선책이었을까. 아니면 컴펠런트 제품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기 때문일까. 특히 컴펠런트 제품은 델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하고 있는 EMC의 미드레인지급 제품 CX 시리즈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해 델코리아 스토리지 제품 담당 조동규 부장<사진>은 “외부에서는 다들 델이 3PAR 인수를 HP에 빼앗기고 남아있는 업체를 인수한 것이 아니냐고들 하는데, 최근 가트너 자료를 보면 컴펠런트가 단순히 3PAR의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분석<아래 그림 참조>에 따르면 컴펠런트는 기술력을 있으나 영업력이나 실행할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 부장은 “델의 영업력과 컴펠런트의 기술력을 합친다면 분명 스토리지 분야에서 좋은 결괴가 있을 것”이라며 “델은 지난 2007년 인수한 이퀄로직에 이어 엑사넷과 오카리나, 스캘런트 등 여러 스토리지 관련 업체를 인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컴펠런트는 ‘플루이드 아키텍처(Fluid Architecture)’라고 불리는 독특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특히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똑똑한 스토리지 티어링”…접속 빈도에 따른 데이터 이동=컴펠런트 제품은 기본적으로 SAN 기반 스토리지다. 그러나 NAS와 iSCSI 등을 위한 여러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특히 디스크 타입이나 레이드 레벨 등에 상관없이 자동화된 티어링(데이터 이동)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즉, 파이버채널(FC)나 SAS, SATA, SSD 등 드라이브나 인터페이스, 레이드에 독립적이기 때문에 관리를 단순화시킬 수 있어 가상 서버 환경에 이상적이라는 설명이다.

잦은 접속 등으로 빠른 성능이 필요한 핫(hot) 데이터는 SSD나 FC에 저장하는 반면, 잘 사용하지 않거나 접속 빈도가 떨어지는 중요도가 낮은 콜드(cold) 데이터는 SAS나 SATA에 저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이동을 자동화시키고 있다.

쉽게 말해, 필요에 따라 KTX와 새마을 열차, 지하철을 선택해 타는 것과 흡사하다는 설명이다.

가장 자주 접속되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티어1에는 SSD를, 덜 중요한 티어2에는 1만 5000 RPM의 FC 혹은 SAS, 티어3에는 7200 rpm SATA 혹은 SAS 드라이브 등을 채택해 비용 효율적이다. 특히 가장 자주 접속하는 데이터를 드라이브의 최외곽에 저장해 성능을 더욱 빠르게 했다.

이에 대해 조 부장은 “일반적으로 디스크 용량이 늘어날수록 성능이 감소하는데 반해 컴펠런트 제품에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라는 알고리즘이 추가돼 있어 자주 접속하는 데이터(티어1)는 드라이브의 최외곽에 저장돼 용량이 늘어나도 성능에는 감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핫 데이터를 저장하는 티어1의 용량은 사실상 대부분의 고객들이 시간이 지나도 약 15~20% 수준을 유지한다”며 “이 때문에 컴펠런트 스토리지 업그레이드 주문의 80% 정도가 저렴한 대용량 SATA나 SAS 등의 드라이브가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냅샷’까지 씬 프로비저닝 제공, 최대 80% 비용절감=또한 용량을 늘릴 때에도 다운타임 없이 어떠한 시점에서도 원하는 수의 드라이브를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컴펠런트의 장점 중 하나다.

조 부장은 “컴펠런트를 사용하는 고객은 전면적인 업그레이드 없이도 테라바이트(TB)에서 페타바이트로(PB)급으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중단 없이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SAN 제품들의 경우, 용량이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로엔드급에서 미드레인지, 엔터프라이즈급으로 확장시 아예 장비 자체를 새롭게 구매해야 했지만 컴펠런트 제품은 단일 플랫폼에서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반적인 스토리지 제품은 레이드 구성을 바꾸기 위해선 유닛 전체를 비워야 하지만, 컴펠런트의 스토리지는 사용 중에 각 유닛의 하드디스크까지 개별적으로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씬 프로비저닝’도 컴펠런트 제품의 이점 중 하나다. 현재 대부분의 스토리지 업체들이 이 기능을 필수요소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낭비되는 요소가 많다는 설명이다.

씬 프로비저닝은 스토리지에 남아도는 용량 없이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스토리지 용량의 활용도를 최대로 높이는 기술이다. 컴펠런트의 제품은 스냅샷이 씬 프로비저닝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제품에 비해 사용되는 물리적 디스크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컴펠런트의 스냅샷은 ‘리플레이(Replay)’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를 통해 일정 시점의 복구가 가능하지만, 이로 인해 늘어나는 데이터 용량은 없다. 스냅샷은 실제로 스냅샷을 뜨는 용량만큼의 공간이 필요한데 반해, 컴펠런트는 기록된 로그로 구성돼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사용된 공간을 자동으로 회수해 디스크 구매 비용을 줄여주며, 스토리지 차지백 기능을 통해 부서에 볼륨을 할당하고 실제 사용량에 근거해 비용을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어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스토리지 센터(Storage Center)’ 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와 유동적인 아키텍처 디자인 때문이다.

관리툴 역시‘드래그 앤 드랍’을 통해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이같은 다양한 기능들로 기존 스토리지 관리 비용의 최대 80%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 부장은 “제품 구입후 1~2년이 지나서 총소유비용(TCO)를 살펴보면 컴펠런트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스토리지 용량 증설과 성능향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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