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곧 차세대 프로젝트에 공식 착수합니다. 이 사업의 우선협상자인 LG CNS와 공식계약 절차를 마치면 신한카드는 곧바로 22개월의 길고 긴 대장정에 오릅니다.
이번 신한카드 차세대 사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입니다. 티맥스는 자사의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솔루션을 차세대시스템에 탑재하게 됐습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대표적인 SW업체였던 티맥스는 지난해 경영난으로 우여곡절이 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티맥스는 만만치 않은 상대 오라클(턱시도)을 제쳤습니다. 더구나 티맥스로서는 국내 1위 카드사에 솔루션을 납품하게 됐으니 단순히 수주 이상의 큰 의미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결정을 내린 신한카드입니다. 경영난을 겪었던 IT업체의 SW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선과 차선의 합리적 선택에서 스스로 번뇌하기 보다는 외부에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래서 자신의 안위에 이상만 없다고 판단되면 별 생각없이 OK사인을 내리는데 더 익숙한 보수적인 금융권의 문화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티맥스의 WAS제품은 국내 금융권에서 세계적인 외산 제품들과 맞서 성능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WAS솔루션을 결정을 앞두고 심사숙고 끝에, 신한카드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티맥스의 R&D 조직이 살아 있느냐?"
티맥스는 예전 R&D인력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신한카드는 결국 WAS 도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R&D가 살아있다면 앞으로의 솔루션 지원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티맥스에 대한 강한 신뢰가 없었다면 내리기 힘든 결정입니다.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서' WAS'솔루션은 어쩌면 눈에 띠지않을 정도로 작은 부품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또 WAS 하나 때문에 차세대 프로젝트 전체가 망가질 우려도 없습니다.
IT업체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금융회사가 순수하게 제품의 경쟁력만을 놓고 세심하게 평가를 해준 것은 그 자체로 고마운 배려입니다.
이 '작은 인연'이 앞으로 티맥스의 부활로, 멀리는 국산 SW가 기사회생하는 불씨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연하게도 신한금융은 과거에도 티맥스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다 준 특별한 인연들이 있군요.
수년전 신한은행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추진하면서 코업뱅킹솔루션 부문에서 티맥스를 선정해 IT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티맥스의 코아뱅킹 프레임웍인 '프로프레임'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하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국산 SW업체가 코어뱅킹을 차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탄력을 받은 티맥스는 이후 하나은행, 농협 차세대 프로젝트 '코어뱅킹 프레임웍'부문을 연거푸 수주하는 괴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후 티맥스는 신한은행 IFRS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한 때 금융IT시장의 '주류'로 등극합니다. 물론 티맥스가 그 '주류'에 섰었던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봄이 올것 같지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또 한번 티맥스의 도약을 기대해 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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