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전체 시장 40% 차지…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변수 부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휴대폰 시장에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바람이 무섭다. 작년 판매대수 기준 전 세계 5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ZTE와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와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HTC 등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기반 1세대 업체에 이어 소위 ‘짝퉁(White Box)’ 제품을 만들던 2세대 업체가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2세대 업체의 성장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전 제품군을 아우르고 있는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특히 보급형 비중이 높은 노키아의 세계 1위 자리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화이트 박스 업체들의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은 3억대로 추산된다. 작년 휴대폰 시장 규모는 12억대 정도로 예상돼 이들의 점유율이 40%에 달할 전망이다.
화이트 박스 업체들은 중국에 한정됐던 시장을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지파이브(G-five), CSL, 아이모바일(i-Mobile) 등 독자 브랜드 제품 생산도 시작했다. 제품군도 저가에서 중가로 늘리며 기존 제조사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음성통화만 지원하던 수준에서 멀티 가입자인식모듈 지원, 스피커, 카메라 등 기술 수준도 상승하고 있다. BBK, OPPO 같은 브랜드는 이미 중국에서 1위 다툼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가트너는 화이트 박스 업체의 성장세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이들의 판매량은 3억9000만~4억500만대까지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미디어텍과 퀄컴 등 이들에게 통신모듈을 포함해 기본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의 공급량도 늘어난다. 3G 기반 스마트폰용 솔루션도 올 2분기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판매가 100달러 이하 스마트폰이 화이트 박스 업체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휴대폰 업계의 점유율에도 변동이 예상된다. 기존 업체의 프리미엄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보다는 브랜드와 성능이 우선시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놓칠 경우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 태평양 및 중남미 등에서 중저가폰 판매량 비중이 높은 노키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사정권이다. LG전자의 경우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이미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 원가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라며 “부품 수급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 수준을 달성한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 외에는 판매량 경쟁보다는 프리미엄 중심 수익성 경쟁이 성장과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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