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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모바일·소셜’ 열광 속…고개숙인 국산 SW산업

[2010년 결산/2011년 전망] 전세계적으론 SW+HW 모델이 대세로 부상, M&A도 활발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올 한 해 소프트웨어 업계의 흐름은 모바일(스마트폰)과 소셜, 클라우드라는 세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이 세 개의 키워드는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을 강타했으며, 산업 지형 전반을 바꿔놓을 거대한 변화의 트랜드로 부상했다.

국내외 모든 SW 업체들은 이 세 트랜드에 맞춰 자신들의 제품 및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했다. 후발 업체들은 이 흐름을 선두업체를 추격하는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고, 선발업체들은 시장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흐름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또 올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이 대세로 떠올랐다. 네티자, 그린플럼 등의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데이터웨어하우스 업체들이 IBM, EMC 등 거대 IT업체들에 인수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산 SW 업계는 구조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SW 업체의 대표들이 횡령 및 배임 등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았고, 또한 일부 업체는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기도 했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구름 속으로 =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회장은 지난 4월 “MS는 클라우드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올인’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듯 MS는 모든 제품과 전략수립, 마케팅, 연구개발 등 모든 기업활동을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는 MS만의 관심이 아니다. IBM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자사의 비전인 ‘스마터 플래닛’을 달성하기 위한 인프라로 보고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IBM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1개국(홍콩, 아일랜드, 베트남,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브라질, 인도, 미국 등)에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클라우드 컴퓨팅에 200명 이상의 연구 인력과 1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처음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뚱한(?) 표정을 짓던 오라클도 이 같은 흐름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오라클은 여전히 “클라우드라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이 클라우드”라고 주장하지만, 클라우드가 SW 업계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오라클은 지난 9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한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라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SW 중요성 부각 = 지난 해 12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SW업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아이폰은 그 우리가 스스로 자위했던 IT강국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 같은 반성은 SW의 중요성을 깨닫는 반성의 기회가 됐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3월 "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하드웨어(HW)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소프트웨어(SW)분야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또 모바일 소프트웨어(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2000년대초 벤처 열풍이 지나간 이후 한 동안 뜸했던 SW벤처기업들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열풍은 모바일 오피스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들까지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는 SW업계에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갤럭시S, 갤럭시탭에 탑재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안철수연구소도 갤럭시S에 탑재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했다. 핸디소프트도 그룹웨어-BPM 분야에서 모바일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출시했고, 다우기술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스마트CEO라는 모바일 솔루션을 출시했다.

모바일 오피스는 글로벌 업체들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IBM은 로터스 사업부는 한 동안 MS에 내주기만 했던 시장 점유율을 모바일 오피스의 활성화 이후 만회하기 시작했다.

◆소셜, SW업계에 새로운 기회 =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이들 SNS 서비스를 통해 쌓이는 막대한 데이터를 마케팅 및 고객관리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기 때문. 특히 SNS에는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평판이 가감 없이 오가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IBM, SAS 등 전통적인 분석SW 업체들은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SAS는 올해 소셜 네트워크 분석 솔루션 'SAS 소셜 미디어 애널리틱스(SMA)'와 'SAS 커스터머 링크 애널리틱스(CLA)'를 출시했다. IBM도 'SPSS 모델러 데이터 마이닝 및 텍스트 애널리틱스 워크벤치'라는 이름의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영향 관계를 파악하고 기업 마케팅을 지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다음소프트 등 국내 검색엔진 업체들도 이 시장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들은 검색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이용해 이 시장에 대처하고 있다.

◆SW-하드웨어 통합, 거대한 흐름 = 올해는 기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통합된 하나의 시스템이 각광을 받았다. 지난 해부터 변화가 일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너도나도 통합 솔루션을 선보기에 바빴다. 소비자 IT시장에서 애플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이런 흐름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선도하는 것은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아예 ‘소프트웨어(Software), 하드웨어(Hardware), 컴플릿(Complete)’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해 하드웨어 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은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용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를 선보이더니, 올해는 하나의 박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IBM도 ‘IBM 스마트 애널리틱 시스템’이름으로 데이터웨어하우징을 위한 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선보였다. IBM 서버 위에 DBMS와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것이다. IBM은 이와 함께 DW 어플라이언스 업체인 네티자를 인수하기도 했다.

SAP도 하드웨어와 결합된 솔 ‘SAP 비즈니스오브젝트 익스플로러’을 선보으며, EMC는 SW 기반 어플라이언스 업체인 그린플럼을 인수했다.

IBM 정보관리 및 분석 사업부 전략 및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조인희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최적으로 통합되면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국산 SW 업계 =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는 올해 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의 대표들이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회사까지 위기에 빠지게 됐다.

한컴은 그러나 재무구조가 건전해 다행히 상장폐지 되지는 않았다. 이후 소프트포럼에 인수되면서 일단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핸디소프트는 아직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식은 거래가 중지된 상태로, 인수할 회사를 찾고 있지만 한컴에 비해 M&A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 않다. 한컴은 매출-이익 구조가 튼튼하고 모바일 시장에서의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많았지만, 핸디소프트는 적자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티맥스소프트 역시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올해 최악의 위기를 경험했다. 티맥스소프트는 한 때 국내 최대 규모,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SW업체였지만, 이제는 그 위상을 잃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직원들 월급조차 수개월 밀리기 시작했다.

워크아웃 이후 최근 판교 부지 매각이 허가를 받았고, 사업구조를 대폭 정리하면서 안정을 찾았지만, 아직 적자구조를 탈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내년에도 클라우드 열풍 지속 = 올해 SW업계를 강타했던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는 내년에 더욱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가트너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각광받을 톱10 기술 첫번째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꼽았다.

또 내년에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에 이어 윈도폰7의 보급이 본격화 되고, 스마트폰 이외에 스마트패드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모바일 기반 컴퓨팅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여기에 소셜 분석 등 비즈니스 분석 분야의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메모리 분석 및 스트리밍 분석 등 새로운 기술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최대 요구사항인 실시간 분석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러나 국산 SW업계는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글과컴퓨터는 새로운 대주주를 만나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핸디소프트는 여전히 혼란의 중심에 있고, 티맥스소프트는 워크아웃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SW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돼 있고, 정부도 SW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클라우드와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이 시기에 국산 업체들이 발빠른 대처를 해 나간다면 SW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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