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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금융IT 혁신③] ‘자통법 IT투자’ 다시 점화

[기획/2011 금융IT혁신③] 자본시장통합시스템의 현황과 전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지난 2008년말 불거졌던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 IT분야에도 많은 후폭풍을 미쳤다.

 

우선 은행, 증권 등 대형 금융회사들의 IT투자비가 많게는 50%가까이 대폭 삭감됐고, 그 여파는 2009년 금융권의 IT투자 분위기를 크게 경색시켰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연기했고, 업무시스템 ‘고도화’ 계획도 보류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우연이 때로는 필연으로 둔갑되는 것도 역사다. IT비용을 절감하기위한 차원에서 ‘가상화’ 등 혁신적인 기술들이 금융권에서 과감하게 도입되긴했지만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비전을 완전하게 염두에 둔 접근은 아니었다. 

 

한편으론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시장통합법’(2009년 2월 시행)에 대비,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IB)으로의 변신을 위해 IT투자에 나섰던 대형 금융회사들의 행보에도 급제동을 걸게한 직접적인 원인이다. 


게임시작 휘슬은 울렸지만 정작 사각의 링위에 플레이어는 올라오지 않았다. 그나마도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자본업무시스템의 ‘실체’도 불안했다.

 

그나마도 자통법 시행에 대비, 국내 금융권에선 가장 먼저 자본시장업무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기대를 모았던 국민은행의 CMBS프로젝트도 우여곡절 끝에 중단되고 주사업자까지 교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민은행, 연내 CMBS 선보인다 = 결국 국민은행은 당초 계획했던 오픈 일정보다 약 1년이 늦게 12월중 CMBS의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까지 국민은행은 기존 업무시스템에서 구동됐던 자본시장 관련 업무시스템과 새로 구축한 CMBS시스템을 테스테해왔다.

국민은행외에 은행권에서는 하나, 신한, 우리, 기업은행 등 대형 은행들도 자본시장업무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한 IT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지방은행 등도 자본시장통합시스템은 역시 필수적인 IT인프라일 수 밖에 없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6월, SK C&C를 주사업자로 선정해 200억원 규모의 자본시장통합시스템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IBMS(투자은행관리시스템)외에 신탁시스템을 추가 개발하는 선에서 자본시장업무시스템을 고도화했다.

 

한편 증권업계서는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IB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다른 증권사들보다 범위가 더 넓게 FICC(채권ㆍ통화ㆍ상품)운영시스템외에 통합 트래이딩시스템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통법 IT투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통법에 대응하기위한 시스템은 성격상 은행, 증권을 중심으로 관련 IT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할 수 밖에 없지만 시스템 구성의 범위나 운영전략은 천차만별이다.


예를들어 단순히 기존 파생상품관리시스템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IB투자로 볼수는 있지만 완전한 의미의 자본시장통합시스템으로 보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유가증권, 외환, 장내파생, 장외파생 등 자통법 환경에 대비하기위한 기본적인 업무시스템외에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체제의 구현 등 시장의 요구하는 시스템 범위의 폭은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자본시장업무시스템 구축이 향후 2~3년간 국내 금융권의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보는 근거가 된다. 급한대로 필요한 업무시스템부터 구축했지만 결국은 하나의 유기적은 통합플랫폼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은행, 증권 등 대형 금융회사들의 뒤를 이어 앞으로는 보험 및 중견 금융회사들도 자사에 특화된 IB업무시스템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0억~300억원씩 뭉칫돈이 들어가기 보다는 100억원 미만의 전용 패키지 또는 파생상품관리, 선물 등 특정 업무시스템에 특화된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으로 금융 IT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콤의 경우, 이미 자통법에 대비한 시장 규모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IB관련 시스템을 IT아웃소싱 방식으로 제공하기위한 시스템 개발에 수년전부터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자본시장통합시스템의 구현, 그러나 만만치 않은 여정 = 자본시장업무시스템은 단순히 패키지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 아니다.

금융IT업계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상품전략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의 역할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다 깊이있고 입체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과거 은행권에서 유가증권업무시스템을 교체하는 수준에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자본시장업무시스템 구현에 요구되는 사항들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


올해초부터 국민은행의 CMBS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SK C&C에 따르면, 자본시장 업무시스템에 담아야할 구현 과제는 ▲고객서비스 강화▲영업/마케팅 역량강화 ▲상품대응력 강화▲▲프로세스표준화 ▲업무처리 자동화/효율화 ▲리스크관리역량 강화 등이다.

IT실무자들이 실제 시스템개발 과정에서 맞닥뜨렸을 경우,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개발 과제들이다.

한편 자본시장업무시스템 구현과 관련해, 또 하나 관심을 모으고 것은 파생상품관리솔루션(패키지)이다.


현재 국내에는 뮤렉스(Murex), 마이시스(Misys), 칼립소(Calypso), 로이터, 선가드, 소피스 등 다양한 외산 솔루션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산 솔루션으로는 ‘심포니’가 거의 유일하다.

자본시장 업무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에는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최근 자본업무시스템의 운영 범위가 크게 넓어짐에 따라 외산솔루션에 대한 불편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명성과는 달리 외산솔루션들이 한글화 지원 부족, 유지보수 인력 부족, 업무 확대에 따른 라이선스의 추가부담 등의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 시스템 장애시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전문인력이 국내로 출장을 와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함께 국내 금융관련 법과 제도에 시스템을 커스터마이징 하거나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있어 외산솔루션들이 단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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