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11년 금융IT혁신①] 스마트금융의 구현, 2011년 금융IT 화두로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수백억원 또는 수천억원의 뭉칫돈이 들어가는 대형 금융IT 프로젝트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겠지만 시장의 역동성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국내 금융 IT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2011년 금융IT 시장 전망'은 대체적으로 이렇게 요약된다.
지난 7~8년간 줄기차게 이어져왔던 차세대시스템 랠리의 마무리, 그리고 IFRS(국제회계기준)과 같은 대규모 규제대응(컴플라이언스)과제도 대응이 완료됐다.
또한 '싱글 뷰'(Single View)로 대표되는 금융지주사 중심으로 통합관점의 IT인프라 구현도 한꺼번에 뭉칫돈이 들어가기보다는 추가적인 M&A(인수합병), 카드 분사 등 그룹의 중장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략과 맞물려야하는 부문이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IT특수를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그러나 한편으론 50억~100억원 미만의 다양한 IT프로젝트는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기존 업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 사업들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어 오히려 내용적으로는 알차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마트뱅킹 등 신금융 부문에 대한 IT투자외에 기존 자본시장업무시스템및 투자은행(IB)시스템, 퇴직연금시스템, 리스크관리시스템, 경영정보시스템및 DW 등 기존 정보계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도화' 투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 금융IT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본지가 파악한 주요 시중은행들의 2011년 IT투자예산(잠정치) 규모는 올해보다 엇비슷하거나 약 10~15%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무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가 꾸준하게 지속되긴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국내 금융권에서 차세대와 같은 대형 대형 IT투자 이슈가 사라졌고, 한편으론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자원을 보다 저렴하게 활용하려는 노력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결과로 분석된다.
물론 대형 IT사업으로 '2기 차세대', '포스트(Post) 차세대' 과제가 금융권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크게 보면 아직은 방향성을 모색하는 단계일 뿐 새로운 비즈니스 의 비전을 제시할 정도의 메가 트랜드(Mega Trend)로 정립되지는 못한 단계로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2011년,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역시 '스마트 뱅킹(Smart Banking)'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에 기반한 혁신적인 스마트뱅킹서비스 경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금융권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즈니스의 툴로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금융권의 새로운 CRM(고객관계관리) 모형으로 정립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스마트금융의 구현', 금융권 IT투자 전략의 화두= 올해는 금융회사들이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기위해 큰 전략적 판단없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서둘렀고, 실제로 그러한 임기응변식 대응은 스마트뱅킹의 전략적 측면에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함께 내년에는 기존 스마트폰외에 갤럭시탭이나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리PC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경쟁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별로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스마트뱅킹 서비스 차별화 전략에서부터 이를 IT측면에서 지원하기위한 통합 플랫폼에 대한 고민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이 기존 e뱅킹 시스템을 고도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뱅킹 플랫폼을 새롭게 갖출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관측.
물론 스마트뱅킹의 개념은 단순히 스마트폰, 태블릿PC을 통해 고객 접점 채널을 하나 더 추가하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금융서비스의 질적 진화, 이른바 '똑똑한 금융'(스마트금융)의 구현이라는 질적인 진화가 이뤄질지가 관심사이다.
단순히 스마트폰기반의 모바일뱅킹서비스의 확대에서 탈피해 모바일에 기반한 금융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 모바일 금융상담 서비스및 현장업무 처리 등 모바일 중심의 대고객 서비스의 진화 등이 그것이다.
이런점에서 보험, 증권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의 구현이 혁신적인 금융권의 업무 프로세스의 정립으로 나타나게 될 것인지 기대된다.
금융IT업계의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이같은 스마트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스마트폰뱅킹과 같은 신규 모바일채널의 정보를 분석하기위한 데이터의 정비및 데이터 아키텍처의 재구축, 기존 고객정보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EDW(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 전략의 강화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뒤쳐져왔던 '정보계' 시스템 부문의 고도화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11년에는 기존의 은행 무인점포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의 등장으로 고객들은 화상시스템을 통해 보다 질높은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외환은행은 SK텔레콤과 MOU를 체결하고 스마트 브랜치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 브랜치 전략은 기존의 오프라인 지점의 단점을 ICT기술을 활용해 극복하겠다는 것으로 화상상담시스템 등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양하고 있다.
또한 보다 빠른 상품설계및 은행, 증권, 보험, 카드와 연계한 복합금융상품의 제공 등이 예상되는데 이도 넓의 의미의 '스마트 금융'으로 정의된다.
최근 SC제일은행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지능형 순번표시 시스템(IQS)과 화상 상담 시스템 등을 갖춘 스마트 점포를 개장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 금융권에서는 은행, 보험, 증권 등 주요 금융업종별로 이처럼 각자 차별화된 형태의 스마트 브랜치 전략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SC제일은행이 채택한 지능형 순번시스템은 전자태그를 이용해 번호표를 발행하는 것으로 전자태그를 소지한 고객이 지점의 출입문을 통과하는 순간 방문 사실이 지점장과 고객 담당 매니저에게 전달돼 고객은 기다리지 않고 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와함께 영업점과 본점을 화상으로 연결해 지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투자 및 세무 관련 상담을 본점의 투자전문가들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이 새로운 유형의 PB(프라이빗뱅킹)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인지도 중요한 관심사이다.
◆금융권 IT투자, 당분간 내실지향 = 대형 은행들의 2011년 IT투자 계획을 보면,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로 잡혀있다.
올해 2월에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모두 완료한 바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2011년 IT예산은 경비.자본)을 합쳐 약 3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올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완료된데 따라 IT장비를 구매하는 자본예산의 경우, 올해보다 약 900억~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월, KB카드 분사와 관련한 카드시스템 분리 구축 프로젝트가 국민은행 차원에선 가장 큰 IT과제이다. 이와함께 클라우딩 및 SNS 등 신기술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 등을 주요 IT전략과제로 꼽고있다. 또한 근퇴법 개정에 따른 퇴직연금시스템 재구축, 인사관리시스템 노후화에 따른 e-HR시스템 재 구축, 신용 포트폴리오관리시스템 구축 등도 2011년 주요 IT사업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녹생금융/경영 기반 강화를 위한 그린 뱅크(Green Bank)시스템 구축, 육군 통합자금관리시스템 구축, 재해복구시스템 1단계 구축을 작업을 진행했다.
또 연간 4000억원의 넘는 농협중앙회도 2011년 약 4500억원을 IT예산을 편성해 올해 4300억원 수준보다는 약간 높게 편성을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시중은행보다 뒤늦게 IFRS 시스템 구축을 하는 것에 따른 영향을 받은것을 감안하면 내용즉으로는 올해와 같거나 줄어든 셈. 농협은 특수 조합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해 IFRS 도입을 3년 유예 받아 오는 2014년부터 적용받게 된다.
농협이 내년중 가장 역점을 두는 IT사업은 ‘스마트NH’구축 프로젝트. 이는 농협이 모바일 오피스를 농협의 프로세스와 조직문화에 맞게 변화시켜 단일화된 플랫폼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일한 플랫폼에서 농협 계열사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를 다양한 단말 디바이스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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