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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스토리지 대반격 시작…“3PAR는 다음 10년 위한 아키텍처”

[인터뷰] HP 월드와이드 스토리지 마케팅 크레이그 누네스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HP가 지난 9월, 유틸리티 스토리지 업체 3PAR를 인수한 이후 향후 전략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델과의 치열한 인수 경쟁 끝에 3PAR를 차지한 HP는 예상대로 대형(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은 물론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HP 본사 스토리지 마케팅 크레이그 누네스 부사장<사진>은 13일, 여의도 한국HP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HP는 전세계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외장형 디스크 스토리지 부문에서는 약 11%를 점유하고 있다”며 “3PAR 인수를 통해 HP는 나머지 89%의 시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PAR는 IT를 서비스로써 제공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업체인 만큼,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3PAR는 지난 2002년 ‘씬프로비저닝’이라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업체다. 이는 스토리지에서 필요한 용량만큼만 효율적으로 할당해주는 것으로, 기존 스토리지 시스템은 실제 필요한 용량보다 좀 더 많이 할당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3PAR 스토리지의 경우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실제 할당되는 용량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실제로 1테라바이트(TB)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스템을 200기가바이트(GB)로 줄어들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누네스 이사는 “이는 일명 ‘용량지방흡입술’이라고도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HP가 3PAR를 인수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는 바로 획기적인 기능 추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씬프로비저닝과 오토노믹 스토리지 티어링, 가상 도메인, 메시 아키텍처 등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오토노믹(Autonomic)’ 기능의 경우 심장이 사람의 몸에 맞춰 박동수를 맞춰가는 원리와 비슷하게 워크로드나 시스템 변화에 따라 자체적으로 가상화나 자동화 등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가상화나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워크로드 변화 예측이 힘들다. 그러나 ‘오토노믹’ 기능을 통해 용량 증설 등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10개 가운데 7개가 3PAR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누네스 부사장은“3PAR는 다음 10년을 위한 스토리지 아키텍처”라며 “여기에 HP의 서버와 네트워킹, 클라우드 서비스 자동화, 블레이드시스템 매트릭스까지 결합되면서 클라우드 환경에 걸맞는 인프라 구성이 가능하게 될 것”이리고 강조했다.

지난 2년 간 HP는 스토리지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2008년 인수한 스케일 아웃(확장형) SAN 업체인 레프트핸드를 통해 P4000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인수한 스케일 아웃 NAS 업체인 아이브릭스를 통해서는 X9000이라는 제품을 내놨다.

또한 올해에는 데이터 중복제거 솔루션인 ‘스토어원스 D2D’를 출시했으며, 이번 3PAR 인수를 통해선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야심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2013년에 450억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스토리지 분야는 전체의 15% 정도를 차지, 약 66억 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서버 시장보다 더 커지는 셈이다.

기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을 커버하던 히다치데이타시스템즈(HDS) OEM 제품인 P9500
의 경우, 3PAR 제품 영역과 어느 정도 겹치긴 하겠지만 이는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지원하는 만큼 기존 고객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달 1일부터 3PAR코리아를 통합 완료한 한국HP도 이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만 기존 3PAR 총판이었던 동부CNI가 계속해서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국HP 스토리지 사업부 총괄 고호성 이사는 “별도의 스토리지 전문 총판을 세우기보다는 기존 총판사들 중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를 통해 사업을 해나간다는 것이 본사 방침”이라며 “동부CNI의 경우, 이와 관련해 아태 본부의 최종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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