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델과의 기나긴 인수 전쟁 끝에, 스토리지 업체 ‘3PAR'를 인수하게 된 HP는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HP는 지난해부터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I)’라는 전략을 제시하며 자사의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통합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버 분야에서는 이미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최근 쓰리콤 인수를 통해 네트워크 분야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다만 스토리지 부문의 경우 대형(하이엔드급) 제품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이번 3PAR 인수로 소형(로엔드급)부터 대형제품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HP는 지난 2008년 NAS 솔루션 업체인 아이브릭스와 iSCSI 업체인 레프트핸드를 인수하면서 스토리지 분야를 강화해왔지만, 대용량 확장이 가능한 FC SAN 제품 영역에선 약점을 갖고 있었다.
SAN 스토리지 제품 중에서 EVA 제품군이 있긴 하지만, 이는 중형(미드레인지급) 제품이다. 또 대형제품군에서는 히다치데이타시스템즈(HDS)로부터 OEM으로 제품을 공급받고는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HP가 단순히 스토리지 제품의 라인업을 보강한다는 차원에서 볼때 이번 3PAR 인수금액은 너무 비싸다.
3PAR는 스토리지를 꼭 필요한 용량만큼만 할당해주는 독보적인 씬프로비저닝 기술이나 대규모 병렬처리가 가능한 클러스터링 아키텍처, 유틸리티 개념의 모듈형 확장 등의 특징을 갖고 있는 스토리지 업체다.
특히 수도나 전기처럼 쓸 수 있는 형태의 유틸리티 스토리지라는 개념을 통해 대용량 데이터 시장는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에 적합한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이러한 기술적인 부문을 기존 HP 스토리지 제품 라인업에 통합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인수는 특히 ESSN(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크) 사업부를 총괄하는 데이브 도나텔리 수석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도나텔리 부사장은 지난 2008년까지 EMC에서 스토리지 사업부를 총괄해온 인물이다.
수십년 간의 스토리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도나텔리의 총체적 IT 전략이 이번 인수를 통해 어떤식으로 시너지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 및 라인업을 갖춰나가면서 HP도 충분히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 뿐만 아니라, 씬프로비저닝이나 중복제거기술, 파일공유, 스케일 아웃 등의 기술 등을 연구개발(R&D)을 통해 하나로 통합시키는냐도 이번 인수가 갖는 중대한 의미다.
이를 통해 HP는 높은 성능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군은 물론, 대용량 확장이 필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이르기까지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기존 서버 및 네트워크와 보다 결합된 형태의 통합컴퓨팅 제품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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