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크기와 무게를 줄인 렌즈교환식 하이브리드형 디카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어 DSLR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간 DSLR 카메라는 전문가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일반 콤팩트형 디카의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었으나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리드형 디카는 DSLR과 콤팩트형 디카의 장점을 합쳤다는 데에서 관심이 높다.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DSLR과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탑재해 질 좋은 사진을 뽑아낼 수 있으면서도 크기는 일반 콤팩트형 디카보다 약간 큰 정도로 휴대성을 높여놨다.
하이브리드형 디카의 선두주자는 올림푸스다.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7월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소형 하이브리드형(마이크로포서드규격) 디카 펜 E-P1을 79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내놔 인기를 얻었다. 예약판매 매진 등으로 한 때 물량 부족 현상을 겪기도 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DSLR의 장점을 따오면서도 크기가 작아 콤팩트형 디카에서 업그레이드를 고려했던 사람이 주로 넘어왔고 특히 여성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최근 프랑스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제휴를 맺고 펜 전용 카메라백을 내놓기도 했다. 오는 19일에는 두 번째 하이브리드형 디카 E-P2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이미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선 선을 보인 바 있는 하이브리드형 디카 루믹스 GF1을 국내에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GF1 역시 올림푸스의 펜과 같은 구조로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연말 첫 선을 보인 하이브리드형 디카 루믹스 G1이 큰 반응을 얻지 못하자 후속 제품 출시 계획을 잡지 않았었다. 그러나 올림푸스 펜이 인기를 얻자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업체인 삼성디지털이미징도 올 연말 하이브리드형 디카 NX 시리즈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가격과 형태로 봤을 때 콤팩트형에서 DSLR로 업그레이드를 노리는 사람에게 적당하다”며 “향후 100만원 미만의 보급형 DSLR 제품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선 DSLR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캐논과 니콘 등 전통적인 카메라 시장의 강자는 초급자를 위한 저가형 DSLR 카메라의 크기와 무게, 가격을 줄이고 동영상 촬영 기능을 추가하는 등 소형화와 디지털화를 무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기존 DSLR 카메라의 광학적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하이브리드형 제품과 비슷한 크기, 1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 다양한 렌즈군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니콘 D3000은 18-55 표준 줌 렌즈를 포함한 가격이 펜 E-P1보다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니콘 관계자는 “하이브리드형 제품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생성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 시장이고 DSLR과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는 시간이 조금 더 흘러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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