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의 IT전략이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금융회사들간의 M&A(인수합병)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위한 대형 금융회사들의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비즈니스 프레임워크로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금융산업에 불어닥치고 있는 시장상황의 변화와 그에 대응하기위한 국내 금융권의 IT전략을 4회에 걸쳐 분석한다.<편집자>
◆지주회사 전환 가속화, IT전략 어떻게 짜나
현재 국내 금융산업의 변화로 IT전략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주사 설립 가속화다. 여러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기관들은 과거 계열사별 IT전략을 수립했으나 계열사간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가 요구되고 있는 요즘, 지주사 출범을 통한 통합된 그룹차원의 IT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은행 중심의 금융기관들이 기존에 보유한 증권, 보험, 캐피탈사를 강화하고, 또 새로 증권사나 보험사를 신설하거나 인수해 점점 금융 그룹화를 이뤄나가고 있는 것도 지주사 출범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 은행을 중심으로 한 주요 금융지주회사는 우리·경남·광주은행·우리투자증권의 계열사를 둔 우리금융, 신한은행·굿모닝신한증권·신한생명·신한카드 등의 계열사를 둔 신한금융,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하나IB증권·하나생명 등의 계열사를 둔 하나금융정도가 손꼽힌다.
이 중 우리금융그룹의 IT체계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을 주축으로 한 IT쉐어드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형태. 단 지주사 설립 후 옛 LG투자증권과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우리투자증권은 자체 IT지원 체계를 갖고 있다.
신한금융은 각 계열사가 자체 IT부서를 두고 계열사 별도로 기획 수립과 시스템을 운영하는 형태로 돼 있다. 단, 신한금융지주 IT기획부가 각 금융계열사간의 IT전략을 조정하거나 대형 프로젝트는 함께 추진하게 된다.
가장 늦게 지주사를 출범한 하나금융은 현재 지주사 차원의 IT전략 방안을 수립 중이다. 이와관련 하나금융은 지주사 IT전략으로 지주 IT계열사인 하나INS 활용을 두고 고민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시점에 구체적인 그룹 IT지원체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은행 중심의 지주사 설립을 추진키로 밝힌 곳은 국민은행,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이다. 또 기업은행, 농협 등도 지주사 설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자본시장통합법 도입, 종합금융서비스에 대한 요구 증대, 금융산업의 글로벌화 가속 등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컨설팅 추진에 나섰다.
이 컨설팅은 내달 착수돼 약 5개월 동안 진행, 오는 6월경 완료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 컨설팅을 통해 전체적인 IT전략의 밑그림도 그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차세대시스템을 포함한 3개년 IT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기존의 IT투자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국민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의 IT전략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부분의 많은 관계자들은 그룹내에 별도의 IT아웃소싱자회사를 두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B데이타시스템이라는 IT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이 회사는 현재 국민은행의 다양한 대규모 IT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지주 IT전략으로 KB데이타시스템의 규모를 좀 더 확대해 국민은행과 그 외 금융계열사의 IT쉐어드서비스센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민은행과 함께 지주사 출범을 밝힌 SC제일은행은 국민은행과 다소 다른 상황이다. 기존의 IT자회사인 제일FDS를 SCB인수 후 KT로 매각한 상태여서 IT쉐어드서비스센터 역할을 수행 할만한 IT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다.
또 향후 증권사 신설 및 인수를 계획하고 있지만 금융 계열회사가 많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굳이 IT쉐어드서비스센터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만약 SC제일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게 된다면 현 신한금융처럼 각 계열사가 별도 IT전략을 수립하고 지주사가 이를 조정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함께 지주사 출범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행과 농협도 당장으로서는 우리금융지주와 같은 형태를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과 농협 모두 각각 IBK시스템과 농협정보시스템이라는 IT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지주사 출범 초기에는 기업은행 IT본부와 농협 IT지원분사가 지주사 IT전략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업은행과 농협의 IT자회사가 전체적인 쉐어드서비스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신설 및 인수를 통해 설립한 증권, 보험사에 대한 시스템 운영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 농협 모두 장기적으로는 IBK시스템과 농협정보시스템(현 IT지원분사 포함)을 강화시켜 그룹의 쉐어드서비스센터 형태로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럴 경우 은행의 CIO(최고정보책임자)가 강화된 쉐어드서비스센터의 대표직을 겸직하게 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추가 금융사 인수 및 신설을 통해 지주사를 출범한다 하더라도 현재처럼 글로벌 IT전략에 따라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2금융권을 중심으로 구성된 금융그룹에서는 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증권 등의 금융계열사를 둔 한화금융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화그룹 IT계열사인 한화S&C를 통해 IT아웃소싱을 큰 폭으로 강화했다. 이같은 2금융권의 IT전략변화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T비용절감과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 IT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금융그룹의 경우, 현재 한화증권을 필두로 대한생명 등의 IT운영을 한화S&C로 이관 중이다. 이밖에도 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 등의 동양금융그룹은 동양시스템즈에, 흥국생명·흥국쌍용화재 등의 태광그룹 계열 금융사들도 IT계열사인 태광시스템즈를 통해 일부는 시스템운영을 위탁하고 있다.
<신혜권 기자> hkshin@ddaily.co.kr
<송주영 기자> jysong@ddaily.co.kr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장] “장관도 AI와 덩실덩실”…통신사 ‘AI 브랜드 전쟁’ 한바탕
2025-04-24 15:39:00유상임 장관 “SKT 해킹사태 조사 1~2개월 소요 전망”
2025-04-24 15:34:13[전문가기고] 콘텐츠 코리아,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의 대전환 필요하다
2025-04-24 13:58:39K-FAST 동맹 닻 올려…"K-콘텐츠 강화 위해 민관 뭉쳤다"
2025-04-23 18:01:24넷플릭스 '탄금' vs 디즈니+ '나인퍼즐'…5월 韓 오리지널 격돌
2025-04-24 11:34:24문체부, 애니메이션 산업에 1500억원 투자한다…‘IP 강국’ 도약 시동
2025-04-24 11:29:42놀유니버스, NOL 브랜드 출범 기념 ‘NOL 페스티벌’ 국내편 개최
2025-04-24 10:27:55민주당 게임특위, 이스포츠 산업계 의견 경청… “국가 차원 정책 필요”
2025-04-24 10:06:51엔씨소프트, 정기 헌혈 캠페인 진행… 헌혈 기부 문화 확산 나선다
2025-04-24 09:3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