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70~80년대 가정집과 공공장소에 설치된 다이얼식 아날로그 전화기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조그만 스티커가 한 장씩 꼭 붙어있었다. 당시 각 가정의 경제사정상 집집마다 전화기가 놓이지도 못했지만 꼭 필요해 사용할 경우 전화요금을 아끼자는 일종의 표어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 각 가정에는 집 전화뿐만 아니라 개인 휴대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4100만 여명(가구당 2.5개)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내 각 가정의 가계에서 통신비 지출이 외식비(음식·숙박비)를 추월하는 첫 해로 기록됐다.
이 때문에 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가계통신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주장이 잇따르면서, 이와 함께 이동통신 요금을 낮추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에서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이동통신 선불카드와 ACR(Auto Calling Router) 등 여러 요금절약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 요금을 낮추는 근본적인 대안은 ‘불필요한 통신사용을 줄이고, 통신 이용 습관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의 ‘용건만 간단히’ 의미가 단순히 ‘적게 쓰는 습관을 가지자’는 의미였다면, 현재의 ‘통신 습관을 바꾸라’는 의미는 ‘합리적인 통신 이용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 집 전화 요금 이동전화 보다 최대 77% 저렴 = 업계 관계자들은 통신이용자들의 가장 비합리적인 통신이용 습관으로 집에서 저렴한 집 전화를 쓰질 않고 이동전화를 사용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동전화의 경우 표준요금이 18~20원(SK텔레콤 10초당 20원, KTF·LG텔레콤이 10초당 18원)이지만 집 전화의 경우 유선 간 통화는 3분당 39원, 유선에서 이동전화로 걸 때는 10초당 14.5원으로 20~77% 저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SMS)의 경우도 이동통신사가 건당 30원의 요금을 부과하지만 집 전화를 이용할 경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당 10~15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KT의 경우 유선 가입자 간 SMS 요금은 10원, 이동전화로 보내는 SMS는 15원을 부과하고 있으며, 하나로텔레콤은 디지털전화 SMS팩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월 3500원으로 발신번호표시(CID)와 뮤직링, 그리고 SMS 250건(추가 1건당 15원)을 이용이 가능하다.
또, 지난달 인터넷전화 myLG070 서비스를 출시한 LG데이콤의 경우 myLG070 가입자 간 SMS는 10원, 타사 가입자에게 SMS를 보낼 때는 15원을 부과하고 있다.
SMS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들의 경우 집에서는 휴대폰 대신 집 전화를 이용해 SMS를 이용하는 것이 통신요금을 줄이는 효율적 습관이다.
또, KT ‘디지털 Ann’, 하나로텔레콤 ‘하나폰 MATE’, LG데이콤 ‘myLG070’ 등 유선사업자들이 디지털전화 및 인터넷전화를 출시하면서 집 전화에서 SMS뿐만 아니라 SMS 채팅, MP3, 게임, 뉴스·날씨·증권정보 조회, 메일 송수신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무료 혹은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어 유용하다.
◆ 유선 할인상품 이용 시 추가 요금절감 가능 = 특히, 유선사업자들이 집 전화 사용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할인 요금제를 내놓고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통신비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KT의 ‘My Style’ 요금제(기본료 5200원)는 이용자의 최근 6개월 간 평균통화료에 500원을 추가로 내면 월평균 통화료의 2배까지 무료통화가 가능하고 1000원을 내면 월평균통화료의 3배까지 무료통화가 가능하다.
또,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폰 3050’은 일반전화 기본료 4500원에 1200원을 추가할 경우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을 10초당 7.2원, 시외전화는 10초당 10.1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동전화 표준요금과 비교하면 44~65% 요금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LG데이콤의 ‘myLG070 이동전화 할인 요금제(기본료 4000원)’는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이 10초당 7.25원, 유선에 거는 요금은 3분당 38원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에 비해 64%~90% 저렴한 요금이다. 또, LG데이콤은 myLG070 전용단말에 대해 3년 무이자 할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월 2500원으로 단말기 구입도 가능하다.
특히, 올 하반기 이후에는 과거 KT와 LG텔레콤이 선보였던 원폰이나 기분존 전용 단말에서 진화된 ‘WiFi폰+이동전화’ 등이 출시될 예정에 있어, 앞으로는 집 전화와 휴대폰을 구분해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렴한 집 전화 요금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집 전화 단말이 진화하면서 현재의 집 전화기는 휴대폰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고 올 하반기 이후에는 단순 서비스 결합이 아닌 집 전화와 휴대폰이 결합되는 기술적 융합을 앞두고 있다”며 “다만, 그 전까지 현재의 통신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없다면 집에서는 집 전화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통신 이용 습관”이라고 전했다.
<김태진 기자> ji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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