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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일FDS 매각 ‘요구조건 협상이 관건’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5-10-27 10:48:32
아웃소싱 조건 은행 수락 여부가 최대 관심사···노조도 변수
제일FDS(www.kfds.co.kr 대표 강기환)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매각 조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SC제일은행(www.scfirstbank.com 은행장 존 필메리디스)이 구체적인 매각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논리에 맞게 적절한 가격과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에게 팔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SI업체 한 임원은 “결국 가격 싸움이 되지 않겠냐”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현재까지 IT업계에 알려진 매각 가격은 약 200억원선이다. 오는 11월 3일 이후 실사를 거쳐봐야 알겠지만, 부동산이나 자산이 많지 않은 제일FDS 매각은 전면적인 인력 셀링 형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매각 가격의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시점을 놓고 미래 비전을 어느 정도 평가하느냐 역시 매입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즉, 제일FDS는 제일은행 시스템 운영 및 일부 개발업무가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놓고 기업의 미래가치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알려진대로 ▲제일은행 차세대 보장 ▲아웃소싱 사업 확대 등이 구체화된 매입 ‘요구조건’이 강하게 대두될 예정이다. 특히 제안사들의 요구조건이 아웃소싱과 관련 현재 인력소싱에서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 보장, 주요 개발사업 참여 등으로 수위를 높이게 되면 가격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금융권 전체의 민감한 사업인 ‘아웃소싱’의 폭과 깊이에서 은행측이 수용할 만한 조건이 나오느냐가 이번 매각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제일은행측은 그동안 전체 매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일FDS 노조는 좀 다른 입장이다. 제일은행 노조는 앞서 은행업무 IT영역을 은행 자체인력으로 재흡수할 것이라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기 때문에 매각 규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노조의 주장이 이번 제일FDS의 매각협상 과정에서 어떤 외부변수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은행업무를 맡고 있는 제일FDS 직원은 약 150여명. 전체 228명 중 15여명을 떼내면 몇 명 안되는 관리인력과 계약직 64명 정도 수준이 된다. 작년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회사이고, 150명 전체가 은행으로 이동할 경우 제일FDS 매각은 백지화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은행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융노련이 IT아웃소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세우고 있어 다국적 은행과 금융노련의 세대결로 확대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이 파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금융노련 차원에서 제일FDS 매각에 대응한다면 SC제일은행 의도대로 ‘전체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다만 제일은행 노조가 지난 2001년 당시 호리에 행장이 추진했던 제일은행 IT아웃소싱에 강력하게 반발했었고, 이번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원칙적으로 IT아웃소싱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이번 사안은 자회사인 제일FDS의 매각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즉, 노조 변수에는 어느정도 한계성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제안요청서를 수령한 회사 중 금융SI 강화를 내세우는 KT SI사업단, 포스데이타, EDS코리아, 액센추어 등이 적극적인 대응의사를 보이고 있어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게 업계 일반의 시각이다. 결국 이번 제일FDS 매각은 평면적인 제안서의 내용보다는 미래사업 가치를 두고 벌이는 ‘협상테이블’결과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김동기 기자>kd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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